훈민정Talk! 21. 친구와의 대화
훈민정Talk! 21. 친구와의 대화
  • 김아람 기자
  • 승인 2015.09.01 17:31
  • 호수 13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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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리 갔다리 → 왔다 갔다
‘왔다리 갔다리’는 언뜻 재미있는 음성을 살린 우리말처럼 보이지만, 일본어 조사가 우리말과 결합한 잘못된 표현이다. 우리말 동사인 ‘왔다’와 ‘갔다’ 뒤에 잇따라 일어나는 비슷한 종류의 동작을 나열할 때 쓰이는 일본어의 접속조사인 ‘たり(다리)’가 붙은 형태다. ‘가거나 오거나’라는 뜻의 일본어 ‘이타리 키타리(いたりきたり)’를 ‘왔다리 갔다리’로 변형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왔다 갔다’로 순화하는 것이 옳은 우리말 표현이다.

땡땡이무늬 → 물방울무늬
흔히 동그란 점들로 장식된 무늬를 ‘땡땡이무늬’라고 한다. 많은 사람이 ‘땡땡이’가 우리말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는 ‘점점이’, ‘물방울’에 해당하는 일본어 ‘덴텐(てんてん)’에 우리말 접미사 ‘~이’가 붙어 만들어진 말이다. 국립국어원은 이 말을 ‘물방울무늬’나 ‘점박이무늬’로 순화해서 쓰자고 권하고 있다.

나시 → 민소매
‘나시’란 ‘소매가 없음’을 의미하는 일본어 ‘소데나시(そでなし)’의 줄임말이다. 이러한 의미의 ‘나시’가 소매가 없는 티셔츠, 블라우스를 일컫는 말로 그 의미 폭이 확대되어 쓰이게 됐다. ‘소데나시’는 『일본어투생활용어순화집』(1995, 문화체육부)에서 ‘맨팔(옷)’, ‘민소매’로 순화한 바 있다. 따라서 ‘소데나시’의 준말인 ‘나시’도 이처럼 순화해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핀트 → 초점
‘사진기나 안경 따위 렌즈의 초점’, ‘사물의 중심점’을 뜻하는 ‘핀트’는 네덜란드어 ‘브란트퓐트(brandpunt)’에 그 어원을 둔다. 여기서 일본인들이 ‘점’을 뜻하는 ‘퓐트(punt)’만 따서 ‘핀토(ピント)’로 줄여 쓰고, 우리가 이것을 ‘핀트’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핀트’는 네덜란드말도, 일본말도, 우리말도 아닌 그야말로 국적불명의 단어이다. 우리말 ‘초점’으로 바꿔 사용하자.

잉꼬부부 → 원앙부부
흔히 다정하고 사이좋은 부부를 가리켜 잉꼬부부라고 한다. 여기서 ‘잉꼬(いんこ)’는 앵무새의 일본 말이다. 잉꼬는 위와 같이 단지 앵무새를 뜻할 뿐 ‘부부금실’과는 무관하다. 그런데도 우리는 일본말 ‘잉꼬’에 ‘부부’를 붙여 사이좋은 부부의 대명사처럼 잘못 사용하곤 한다. 『국어순화용어자료집』(1997, 문화체육부)에서는 ‘잉꼬부부’가 일본어 투 생활용어라면서 ‘원앙부부’로 순화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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