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심리학 ⑫ 온도와 마음
당신의 심리학 ⑫ 온도와 마음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 승인 2015.09.08 17:13
  • 호수 13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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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온도에 따뜻한 감정이 깃든다
▲ 출처: https://iveronicawalsh.wordpress.com

현대인들은 날씨에 관심이 많다. 농경사회도 아닌데 왜 이리 날씨에 관심을 가질까? 농사처럼 직접적으로 날씨의 영향을 받지는 않으나, 현대인들 역시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 어떤 옷을 입을지, 어떤 교통편을 이용할지, 야외에서 행사를 진행할지, 여행을 떠날 수 있을지, 심지어 어떤 음식을 먹을지도 날씨에 좌우된다.

날씨의 영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의 마음, 특히 감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우중충한 날 몸과 마음이 쳐진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심리학자들은 적은 일조량이 우울감을 초래하는데, 그 이유는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의 패턴이 변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가을과 겨울에 느끼는 우울감을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한다.

날씨가 우리의 마음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방법은 온도를 통해서다. 우리말을 비롯해 거의 모든 언어에서 날씨(온도)와 사람(성격)에 대한 묘사는 상당히 겹친다. ‘따뜻하다’, ‘차갑다’는 날씨와 성격 모두에 사용 가능하다.

그렇다면 사람들에게 신체적인 따뜻함을 경험하게 했을 경우 대인관계에서 따뜻함을 발휘하는 것도 가능할까? 이를 알기 위해 심리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두 실험을 진행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진행요원들은 참가자들을 실험실로 안내하면서 아무런 설명 없이 커피 컵을 들어달라고 부탁했다. 커피는 따뜻한 것과 차가운 것 두 가지였다. 실험실로 들어온 참가자들은 ‘커피를 들어달라고 부탁한 진행요원’의 인상을 평가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 결과 차가운 커피보다는 따뜻한 커피를 들었던 참가자들의 평가가 더 호의적이었다. 다시 말해 진행요원이 너그럽고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일 것 같다고 했다.

두 번째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제품 테스트’라고 하면서 참가자들에게 치료용 패드를 손등에 붙여 줬다. 이 패드 역시 따뜻한 것과 차가운 것 두 종류로 진행했다. 그리고 테스트에 참가해줘 고맙다며 아이스크림 쿠폰이나 음료 교환권 등을 선물로 줄 텐데, 본인이 가져갈지 친구에게 줄지 결정해 달라고 말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따뜻한 패드를 붙였을 경우 선물을 친구에게 주겠다고 한 사람이 더 많았고, 차가운 패드를 붙였을 경우는 그 반대였다. 연구자들은 “신체적 따뜻함은 마음마저 따뜻하게 해서, 상대방을 좋게 평가하고 타인을 보살피게 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처럼 날씨와 온도는 우리의 마음에 놀라운 영향을 미친다. 이를 역으로 이용해 보자. 따뜻한 마음을 함께 나누고 싶은 사람에게는 따뜻한 커피나 차를 한 잔 권하고, 열 받는 일이 있을 때는 바람을 쐬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마음에 찬 바람이 불거나 옆구리가 시릴 때는 이불 속에서 따뜻함과 포근함을 경험하는 것도 우리의 마음을 돌보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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