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할수록 사랑할 수 있는 일
함께 할수록 사랑할 수 있는 일
  • 승인 2015.09.09 14:46
  • 호수 1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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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캐리의 축사

 

종간호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신년호다. 언제나 시작은 ‘끝과 함께 시작’한다는 말이 몸소 다가온다. 시작부터 끝은 언제나 멀게만 느껴지는데, 끝이 나면 또 다른 시작은 왜 이렇게 빨리 오는 걸까. 한해가 마무리되기 무섭게 우리 대학 본부도, 신임 총학생회도, 단대신문도 더욱 바쁘게 시작하고 있다.

얼마 전 헐리우드 코미디언 배우 짐 캐리가 마하리쉬 대학에서 졸업 축사를 했다. 그곳에서 짐 캐리는 졸업생들에게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면서도 실패할 수 있다. 그러니 이왕이면 사랑하는 일에 도전하는 것이 낫다”라는 말을 전하며 찬사를 받았다. 그의 긴 축사영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청년들의 감정을 들끓게 하는 말로 가득하다. 하지만 나는 그가 도입부에 한 “사랑하는 일을 택하라”는 말이 모두의 고민을 자극할 것으로 본다.

어릴 적에는 꿈을 물어본다. 그러다 점차 꿈은 장래희망으로 바뀌고, 장래희망은 희망직업으로 변한다. 그러다 대학생이 된 이후에는 희망하는 직업보다 ‘취업 가능성’이 우선시되는 현실을 받아들인다. 그래서 항상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어디에 취직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되는 20대들에게 짐 캐리의 말은 성공한 이의 입에서 나오는 가벼운 말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축사를 끝까지 들어본다면, 이는 경험에서 우러나와 결코 쉽게 내뱉는 말이 아닌 진심이다.

축사를 듣고 나서 단대신문의 지난 한 학기를 되돌아본다. 열 명 남짓의 기자가 모여 11호의 신문을 발간해 낼 수 있었던 힘이 어디서 났을까. 짐 캐리의 축사를 보고 나니 그 힘은 신문에 대한 애정, 즉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애정 없이는 그 어떤 기자의 노력도, 실력도, 글도 신문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심지어는 일간지 기자라는 직업을 희망하지 않는 대다수의 구성원이, 신문에 대한 애정을 가질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서로가 있었다.

비로소 지금 나와 모든 기자의 삶에 가장 주가 되고 있을 단대신문은, 시작은 취업과도 같았지만 마지막은 꿈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한다. 그리고 기자들과 한 해 동안 함께한 꿈의 끝은, 더 큰 꿈을 꾸게 하는 2015년의 시작이 아닐까한다. 짐 캐리의 멋진 축사에 보태고 싶다.사랑하는 일에 도전하지 못했더라도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새해에도 단대신문에 가장 애정을 많이 쏟아, 가끔은 취업과도 같은 스트레스가 꿈을 이루는 즐거움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그리고 신문 지면도, 기사도, 글자도 아닌 사람이 신문을 만들고 즐거움과 애정으로 글자 하나 하나 땀을 쏟고 있다는 걸 독자들도 알아주길 바란다. 2015년 단대신문은, 신문이기에 무사귀환을 바라지는 않는다. 후년에 되돌아보았을 때 아주 다사다난한 해였다고, 가득 찬 신문이었다고 말할 수 있기를 다짐하고 바라며 한해를 시작한다. <惠>

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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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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