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되는 길
대학생이 되는 길
  • 이창현(사학·1)
  • 승인 2015.09.16 20:05
  • 호수 13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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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입학한지 어느덧 한 학기가 지나고 개강을 맞이했다. 짧지만 그동안 대학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은 강의만으로는 결코 진정한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도 바로 진정한 대학공부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흔히 12년의 공교육 과정을 거치면서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학교 수업 외에 자습을
하라고 많이들 들어왔을 것이다. 그렇다. 현재 대학 강의는 일종의 길라잡이일 뿐이다. 전공을 비롯해 각종 교양 강의들 모두 우리에게‘이러한 것에 대해 공부를 하는 것이어떠니’라고 새로운 학문에의 접근에 대한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대학의 학문은 강의만으로 교수님이 온전히 전달할 수도 없고, 강의만으로 학생들이 이해하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애초에 대학이라는 기관은 설립 의도가 각 전공에 대한 전문가를 만들어내기 위함이었지 취업준비생을 만들고자 한 기관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당연히 학문에 대한 이해를 위해선 별도의 자기학습이 필요하게 된다. 여기서 자기학습은 전적으로 자신의 선택이며 내가 이 학문에 관심이 없고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면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적어도 선택의 단계까지는 가보자는 것이다.

현재 대학생 대부분이 취업을 위해 강의를 듣고, 취업을 위해 공부를 하는 것 같다. 마치 정규교육과정에서 대학을 위해 공부를 하던 것과 마찬가지의 현상이 대학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절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이 현실을 거창하게 바꿔보잔 것도 아니다. 다만 현재 대학의 성격과 목적이 어떻든 사회가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든 우리는 대학생으로서 최소한의 생각을 해보고 최소한의 과정을 밟아보자는 것이다.
 

강의를듣고짧게30초만이라도취업을내려놓고생각해보자.‘ 오늘강의중흥미가
생긴 내용이 있었는가’,‘ 없다면 이유는 무엇인가’‘있다면 어떤 것인가’,‘ 도서관에
가서 관련 책 한권 정도 찾아서 읽어보도록 할까’이렇게 간단하지만, 깊이 있는 생각을 해보길 바란다. 공대학생이 문학 강의를 듣다가 허난설언의 시조가 좋아서 관련 책을 읽게 될 수도 있고, 상경대학생이 미술 강의를 듣다가 서양회화에 인상을 받아 관련분야에 대해 공부하게 될 수도 있다. 스티브잡스도 위와 비슷한 과정을 경험했다. 철학과에 입학한 그는 학교를 자퇴한 후 캘리그래피 강의를 도강하다가 이 분야에 관심이생기게 되었고, 이는 훗날 애플의 폰트를 만드는 데에 중요한 경험이 되었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도서관에 가서 대중인문학 서적이나 자기계발서와 같이 지성을 가장한 상품화된 지식을 읽는 것보단 위의 이런 과정을 밟아 나가는 것이 분명 대학생의 내적 소양과 지성, 나아가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데에 한 몫 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더불어 진정한 대학생으로 가는 길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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