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심리학 ⑭ 명절증후군
당신의 심리학 ⑭ 명절증후군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 승인 2015.09.22 15:35
  • 호수 13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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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증후군 없는 즐거운 추석 보내기
▲ 출처: 44yo44.tistory.com

어느 나라의 의학서적에도 등장하지 않으나 매년 두 차례씩 많은 한국인을 괴롭히는 질병이 있다. 바로 ‘명절증후군’이다. 명절증후군의 심리적 증상으로는 피로와 우울, 무력감을 신체적 증상으로는 두통과 어지러움, 소화불량 등을 들 수 있다. 명절증후군은 본래 주부들에게만 해당하는 용어였으나 최근에는 남편과 자녀, 심지어 시어머니에게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남편은 장시간 운전 때문에, 취업이나 결혼을 뒤로 미룬 성인 자녀들은 친척들의 불필요한 안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명절을 없앨 수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명절증후군을 잘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원인별로 대책을 세워보자.

명절증후군의 원인은 크게 현실적 측면과 심리적 측면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현실적 고통에는 현실적 방법으로 대처해야 한다. 주방 일이 많아서 힘들다면 괜한 자존심 세우지 말고 주변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 가사 노동을 줄이자. 더 좋은 방법은 다른 방식으로 명절을 지내는 것이다. 명절 연휴 내내 집에서 식탁과 TV만을 배회하는 가족을 선동해 밖으로 나가자.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여행도 좋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면 외로운 이웃을 찾아가는 것도 좋다.

현실적 측면 못지않게 심리적 측면 역시 명절을 괴롭게 만든다. 특히 대학생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심리적 고통의 이유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통제감 상실’이다. 통제감 상실은 인간이 심리적으로 괴로워하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심리학자들은 여러 실험을 통해 아무리 고통스러운 상황일지라도 그 상황을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가지면 정신건강에 이롭고, 아무리 가벼운 고통이더라도 통제감이 없으면 심각한 정신장애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처럼 통제감은 중요하다.

만약 통제감 상실 때문에 명절이 괴로우면 회복을 시도해 보자. 예를 들어 취업이나 결혼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면 당황하고 불편한 내색을 하지 말고, 여유 있게 웃어넘기면서 역으로 상대방에게 질문하고 안부를 물으면 된다. 만약 자녀를 둔 삼촌이 이런 안부를 묻는다면, “뭐 때가 되면 하겠죠”라고 슬쩍 넘기면서 곧바로 삼촌이나 그 가정의 안부를 물어보라. “그나저나 민수(삼촌의 아들, 사촌)는 요즘 공부 어때요?” 자연스럽게 대화의 주제는 자신이 아닌 사촌 동생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처럼 대화의 주도권을 빼앗아 오면 덜 고통스럽다.

모두가 즐거워야 할 명절. 나부터 상대방의 어려움을 돌아보고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대도 그렇게 나를 대해준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힘들어만 하지 말고 나름의 전략을 세워보자. 그렇게 하면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운 명절을 보낼 수 있다. 다가오는 추석은 바로 그런 명절로 만들어 보자.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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