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청년 창업을 꿈꾼다
지속가능한 청년 창업을 꿈꾼다
  • 이용호 기자
  • 승인 2015.10.06 13:33
  • 호수 1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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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창업의 열풍이 불고 있다. 우리 대학 또한 학생들의 창업 의지를 고취하고 스타트업을 장려하고자 다양한 창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4일에 열린 ‘청년창업 한마당 투어’도 그 일환이다. 이날 마지막 강연에서는 한국엔젤투자협회 고영하 회장이 미국과 중국의 대표 기업과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을 비교하며 창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연에서 고 회장은 “국외 기업인 페이스북, 구글, 샤오미, 알리바바 등은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흥 기업인데 반해, 국내 기업 삼성, 현대, SK 등은 60~70년 된 기업으로 고용탄력도가 떨어지며 ‘고용 없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뒤따르는 중국의 성장세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는 지자체와 대학 등을 통해 다양한 창업 지원 센터와 강의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이다. 실제로 창업 독려를 위해 2조원의 정부 자금이 청년 창업 활성화 사업에 투입됐으나, 초기 창업 위주로 지원이 집중돼 성장 가도에 오르기 시작한 기업에 대한 지원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더불어 창조 경제 활성화의 방침으로 창업을 지원하는 기관이 50여 곳이 넘지만, 초기 비용만 마련해줄 뿐 투자금 유치나 유통망 확보 등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창조 경제의 가시적인 성과만 노리는 데 급급해 성공적인 창업을 위한 후속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학벌 위주의 창업 지원 심사도 다양한 청년 창업 지원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데 일조한다. 지난달 14일 창업진흥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창업맞춤형 창업지원사업’의 지원대상자 학력을 분석한 결과, 1천802명 가운데 석·박사 515명(28.5%)을 포함한 99%가 전문학사 이상의 학력이었다. 창업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학벌이 절실한 것이다.
자퇴 후 성공가도에 오른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의 사례가 고졸 창업자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지만, 창업을 지원 받기 위해 대학 졸업 학위증을 따야 하는 청년 창업자들의 현실은 이처럼 너무도 팍팍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성공한 고졸 창업가인 빌 게이츠의 의견 또한 우리 사회의 현실과 다르지 않다. 그는 “대학 학위를 받는 게 성공으로 가는 더 확실한 길”이며 “고졸 학력임에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일을 계속 할 수 있었던 건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대학 졸업자들이 보람 있고 임금이 높은 직업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청년 창업신화’가 단순히 운에서 그치지 않는, 우리 사회에서 만연한 현상이 됐으면 좋겠다. 안정적인 공무원보다 새로운 모험의 길을 선택해 나선 청년들의 불타는 의욕과 열정이 사회의 현실에 부딪히지 않길 바란다. 이를 위해선 범사회적인 고민부터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간절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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