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Talk! 25. 절친과의 대화
훈민정Talk! 25. 절친과의 대화
  • 권혜진 기자
  • 승인 2015.10.06 14:44
  • 호수 13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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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꼽→눈곱
‘눈에서 나오는 진득진득한 액 또는 그것이 말라붙은 것’의 의미인 ‘눈곱’을 발음상 ‘눈꼽’이라 잘못 혼용해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빛의 자극을 받아 물체를 볼 수 있는 감각 기관’을 뜻하는 단어 ‘눈’과 ‘부스럼이나 헌데에 기는 고름 모양의 물질’을 의미하는 단어 ‘곱’이 결함한 합성어다. 따라서 ‘눈꼽’으로 발음하더라도 그 형태를 존중해 ‘눈곱’으로 적어야 한다.

끄적끄적→끼적끼적
우리가 ‘글씨나 그림 따위를 아무렇게나 쓰거나 그리다’는 의미로 종종 잘못 사용하곤 하는 ‘끄적끄적’은 ‘긁적긁적’의 전라남도 방언으로, ‘끼적끼적’과는 의미가 다르다. 따라서 낙서를 하거나 편지를 쓰는 행동을 나타낼 때는 ‘끄적끄적’이 아닌 ‘끼적끼적’을 사용해야 표준어법상 옳다.

깡소주→강소주
안주 없이 마시는 소주의 의미로 ‘깡소주’란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 역시 잘못된 표기이다. ‘강소주’란 명사 ‘소주’ 앞에 접두사 ‘강’이 붙은 형태다. 여기서 ‘강’은 한자 ‘굳셀 강(强)’이 아닌 순 우리말로, 일부 명사 앞에 붙어 ‘억지의’, ‘부자연스러운’, ‘아주 호된 것’, ‘그것만으로 이루어진’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따라서 ‘깡소주’가 아닌 ‘강소주’로 적어야 바른 표현이다.

쑥맥→숙맥
숙맥의 원말 ‘숙맥불변’은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콩과 보리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 숙맥불변을 다 말하기 번거로워 ‘숙맥’으로 줄이게 되었고, 남을 놀리는 어투로 말하다 보니 ‘숙’을 된소리로 발음해 ‘쑥맥’이라고 잘못 표기하는 현상이 보편화됐다. 따라서,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을 가리킬 때 흔히 사용하는 ‘쑥맥’은 ‘숙맥’으로 고쳐 쓰는 것이 옳다.

까탈스럽다→까다롭다
‘까다롭다’는 ‘조건 따위가 복잡하거나 엄격해 다루기에 순탄하지 않다’는 뜻의 형용사다. 표준어 규정 제25항에 의하면 의미가 똑같은 형태가 몇 가지 있을 경우, 그 중 어느 하나가 압도적으로 널리 쓰일 때 그 단어만을 표준어로 삼도록 한다. 그에 따라 ‘까다롭다’만을 표준어로 인정한 것이다. 다만 ‘까탈스럽다’는 명사 ‘까탈’에 어미 ‘-스럽다’가 억지로 결합한 형태로, ‘까탈을 부리다’ 또는 ‘까탈을 잡다’ 등의 형태로는 쓸 수 있다.

아니꼬와→아니꼬워
‘아니꼬워’는 ‘비위가 뒤집혀 구역날 듯하다’는 뜻과 ‘하는 말이나 행동이 눈에 거슬려 불쾌하다’는 뜻을 갖고 있다. 어법상 ‘ㅂ불규칙용언’ 에선 ‘곱다’와 ‘돕다’ 외에는 어간의 마지막 음절이 양성모음이더라도 음성모음인 ‘어’와 결합되기 때문에 ‘아니꼽다’의 어간 ‘아니꼽-’에 어미 ‘-어’가 결합되어 ‘아니꼬워’가 된다. 따라서 ‘아니꼬와’를 ‘아니꼬워’로 바꿔 쓰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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