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심리학 16. 다단계
당신의 심리학 16. 다단계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 승인 2015.11.04 11:18
  • 호수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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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단계에 빠지는 이유
▲ 출처: www.mlmreport.co.kr

잊을 만하면 세간을 시끄럽게 하는 사건이 있으니, 바로 다단계 사기사건이다. 일단 한번 사건이 터지면 액수나 관련된 사람들의 수가 어마하다. 다단계 사업에 관여했다가 피해를 본 사람들은 언제나 많고, 더군다나 이러한 사건이 한두 번 있었던 것도 아니어서 다단계를 하면 피해를 본다는 사실은 이제 일반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다단계에 계속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끊이지 않으니, 도대체 다단계에 빠지는 심리는 무엇일까?

‘다단계에 빠지면 손해를 입는다’는 사실만 알면 다단계에 빠지지 않겠지만, 다단계에 빠지는 사람들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도 안다. 더 정확히 말해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은 회사의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설명을 통하여 잘 알지만, 피해를 본다는 사실은 대략적으로만 안다. 주변에서 다단계에 빠지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들은 다단계를 권하는 사람들보다 논리적이거나 설득적이지 못하다. 다시 말해 사람들이 다단계에 빠지는 이유는 양쪽의 정보를 동일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한쪽만 편향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다단계 회사에서는 언제나 성공한 사람들만 소개하지,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실패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자신의 실패를 밝히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지만, 성공한 극소수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다단계를 홍보한다. 이처럼 실패보다는 성공이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비현실적 낙관론’이라고 하다. 결국, 자신이 참여하는 다단계 사업은 망하지도 않으며 다른 사람은 실패하더라도 자신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믿기에 참여하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두 가지 면을 알더라도, 다단계 설명회에 가면 큰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설득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설득자다. 설득자가 전문가이거나 진실하게 보일 경우, 그리고 멋진 외모일 경우 설득자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서 설득이 잘 된다고 한다. 다단계 업체에서 설명회를 진행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러한 요건을 충족시킨다. 설명회의 연사는 업체를 잘 아는 중견간부이거나 혹은 대학(원)에서 경제학처럼 특정 영역의 전문가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단점 중 일부를 고백하면서 진실하다는 느낌을 준다. 여기에 더해 신뢰도가 향상될 수 있도록 용모나 외양을 꾸미기도 한다. 또한 많이 알려진 연예인이나 공직자, 대학교수 등이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게 된다.

다단계 사업의 피해자가 되는 이유는 단지 멍청하기 때문이 아니다. 나름의 심리적 이유와 장치들을 간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쉽게 큰돈을 버는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큰돈을 좇다가 더 큰 손해를 입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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