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자유언론’ 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자유언론’ 이란 무엇인가
  • 승인 2015.11.04 19:44
  • 호수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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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언론

◇ 20세기 중반, 세계의 언론사들을 계몽시킨 한차례의 폭풍이 일었다. 바로 자유언론의 책임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던 것. 1956년 미국의 허친스위원회는 당시 미국 언론사들의 무책임한 보도 태도를 규탄하고자 최초로 ‘언론의 사회적 책임론’을 거론했다.


언론은 사회에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 자치를 가능케 하며, 정부를 감시하는 세 가지의 사회적 책임을 지닌다. 또한 이러한 막중한 임무를 잘 수행하라는 독려의 차원에서 아주 ‘최소한’의 정부 개입이 허락된다. 여기서의 정부 개입은 편집·보도권에 대한 침해가 아닌, 정부감시의 기능까지도 제대로 수행하도록 이끄는 수단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반발이 심해 허친스위원회는 결국 ‘언론의 자율규제’를 이상적인 해답으로 제시한다.
 

◇ 그런데 참 이상하다.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자는 그들은 결국 ‘규제’를 타협점으로 내걸었다. 설상가상으로, 현대 미국은 전 세계에서 언론의 자유가 가장 잘 보장되는 나라 중 하나로 손꼽힌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 본지는 오늘자로 지령 1400호를 맞이했다. 주간지, 12면, 학기당 10회 발행. 여타의 학보사보다 많은 발행 일정을 소화하며, 학보사란 틀 안에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발로 뛰는 우리 기자들에겐 이번 호가 매우 뜻 깊다. 특히 언론의 비판·감시 기능을 수행할 때면 어렵고 신중해진다. ‘공정보도’에 대한 책임과 사명감을 지녔기 때문이다.


◇ 한편, 최근 대학가에선 학생회가 중심이 되는 자치언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들은 민주사회란 명목 하에 언론에 있어서도 무한한 학생자율을 추구한다. 더해 학보사는 편집권이 침해되는 매체라고 오인하기도 한다. 이들은 편집권, 자치를 그들만의 색깔로 재해석한다.


언론이 그에 걸맞은 책임을 동반할 때 진정한 자유언론이 성사되는 것이다. 그저 편파적인 입장만을 대변하면서, 무책임하고 가벼운 보도를 남발하면서, 이를 ‘자율’이란 이름으로 묶어 합리화하면 곤란하다. 미국 사회가 택한 자유언론의 기조 또한 규제란 이름의 책임이 동반됐었다. 대학가의 ‘자치’언론들이, 그 이름에 취해 자가당착에 빠진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매체가 발달함에 따라, 대학사회 내에서 학내 이슈를 다각도로 보도하는 다양한 언론들이 존재하는 건 일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자유를 무책임으로 오용하지 않길, 학내 공식 언론사에 대한 불필요한 색안경 또한 필히 벗어던지길 바란다. 지령 1400호와 창간 68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어깨가 참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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