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센티미터의 달콤한 말발굽, 추로스
50센티미터의 달콤한 말발굽, 추로스
  • 길지혜 작가
  • 승인 2015.11.10 13:00
  • 호수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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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는 옳다 ⑥ STREET CHURROS

달콤한 설탕가루가 기다란 막대를 감싼다. 혹은 초콜릿 시럽이 부드럽게 어울린다. 어린 시절 놀이공원에서 솜사탕 대신 들고 다니며 배를 채운 ‘추로스’ 이야기다. 밀가루 반죽을 길게 뽑아 기름에 튀겨낸 스페인 전통 요리가 이젠 우리의 친숙한 디저트로 자리 잡았다.

추로스는 밀가루에 버터와 소금으로 반죽하고 올리브유로 튀겨낸다. 반죽과 기름의 온도에 따라 그 맛이 까다롭게 결정되기 때문에 스페인에서는 추로스를 제대로 만드는 사람을 장인으로 여기기도 한다. 흔히 영어식으로 츄러스라 부르지만 정확한 스페인어 발음은 추로스. 정통 스페인 방식 그대로의 모습은 어떨까? 바로 이태원 경리단길의 명물이 된 ‘STREET CHURROS’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이태원 경리단길 초입으로 들어서면 길게 늘어선 줄을 만난다. 갓 튀겨낸 정통 스페인의 추로스 맛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린 것. 마치 놀이공원을 방불케 한다. 유러피안 디저트 전문 테이크아웃 카페인 STREET CHURROS는 반죽부터 튀기는 과정, 먹는 방법까지 스페인 전통 방식을 그대로 취했다. 말발굽 모양의 50cm 추로스는 스페인에서 행운을 가져다주는 상징이다. 밀가루 반죽도 26가지의 곡물로 만들어낸다.

주문 즉시 그 자리에서 기다란 반죽을 뽑아내 깨끗한 기름에 튀긴다. 반죽이 달궈진 기름에 닿는 순간, 바삭하게 튀겨지는 맛있는 소리가 가게 전체에 울려 퍼진다. 깔끔한 제조 과정을 볼 수 있어 재미를 더한다. 네다섯 명의 직원이 서로 부딪힐 정도로 좁지만 항상 밝고 활기찬 모습이다. 천정의 멋진 샹들리에와 세계 최초의 크림 리큐어 베일리스(BAILEYS)가 소박한 테이크아웃 가게의 화룡점정이다. 스페인에서는 추로스를 진한 핫초콜릿에 찍어먹는데, STREET CHURROS의 쇼콜라 소스는 초콜릿 함량이 90%나 된다. 진한 달콤함을 느껴보고 싶다면 쇼콜라를 함께 주문해서 먹어보자.
추로스와 곁들일 음료와 아이스크림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다. 특히 STREET CHURROS만의 레시피를 가진 뱅쇼는 꼭 맛 볼 것. 레드와인에 오렌지, 사과, 배 등의 과일과 계피를 같이 넣고 끓여 알코올은 증발시킨 것이다. 비타민 C가 녹아있어 겨울철엔 감기 예방에 좋은 착한 와인이다. 여름에 즐기는 아이스 뱅쇼도 일품. 최근 선보인 아추는 아이스크림과 추로스를 합친 메뉴다. 롱추는 롱블랙과 추로스를 합친 것. 뜨거운 여름에 맛보는 환상의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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