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이도스타 - 지친 마음에 열정을 불어넣는, 좌충우돌 명랑소녀 성장기
카레이도스타 - 지친 마음에 열정을 불어넣는, 좌충우돌 명랑소녀 성장기
  • 김아람 기자
  • 승인 2015.11.17 16:09
  • 호수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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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문화in 116

초등학교를 파하고 친구들과 한바탕 놀다가도 ‘그 시간’만 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갔던 기억. 초롱초롱 눈을 빛내며 목이 빠지도록 기다렸던 ‘그 시간’. 그 시간이 대체 언제냐고? TV에서 만화하는 시간이지!

많은 사람의 유년시절과 함께한, 추억을 돋우는 매개체인 다양한 TV만화들. 특히 애니메이션 전문 유료채널 ‘투니버스’에서 방영했던 TV만화의 주인공들은 아이돌스타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이누야샤>, <나루토>, <원피스> 등 당시 꼬마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작품이 많지만, 오늘 소개할 것은 <카레이도스타>이다.

<카레이도스타>는 2003년 4월부터 2004년 3월까지 방영된 한일합작 작품이다. 총 51편의 TV판과 3편의 OVA판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세계 최고의 서커스 무대인 ‘카레이도스테이지’에서 진정한 스타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미국으로 온 혈혈단신 한국 소녀 ‘소라’의 도전과 성공의 이야기를 담았다.

서커스를 소재로 한 만화답게, 다양하고 화려한 서커스 기술은 이 작품만의 관전 포인트이다. 물론 현실에선 절대 구현되지 못할 것들이 태반이지만, 이 정도는 만화적 장치로 넘겨주자. 특히 스테이지에 선택받은 자만이 할 수 있다는 ‘환상의 기술’과 ‘천사의 기술’이 등장하는 장면은 몇 번씩 다시 돌려봐도 소름이 돋는다.

당대 최고의 카레이도스타이자 소라의 가장 큰 경쟁자 ‘레이라’는 이 작품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다. 처음엔 ‘악역인 듯 악역 아닌 악역 같은 너’로 등장하지만, 결국엔 소라가 성장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레이라는 때론 엄격하게, 때론 자상하게 먼발치에서 소라의 앞길을 이끌어주고 나중엔 파트너로서 환상의 기술까지 함께하게 된다. 그 결과 어깨 부상으로 스테이지를 떠나게 되지만, 그녀는 패배자라는 불명예를 얻을 각오로 천사의 기술을 두고 소라와 한 번 더 겨룬다. 그 후에 그녀가 하는 말이 이 작품의 최고 명대사다.

“앞으론 널 동경하는 수많은 신인들이 찾아오겠지. 그때 네가 반드시 해야 할 일, 그건 그 도전자들을 가로막는 커다란 벽이 되어주고 이윽고 때가 되면 최선을 다해 싸우고 지는 거야. 내가 오늘 여기 가지러 왔던 것도 그거야. 나는 너한테 지는 일 없이 스테이지를 내려와 버렸어. 그게 너의 자립을 막고 있던 거야. 제대로 싸워주는 일도 앞으로 네가 해야 할 중요한 의무야, 명심해”

이끌어주던 존재가 갑작스럽게 사라져 나아갈 방향을 잃고, 레이라의 빛에 가려졌던 소라. 하지만 결국 경연에서 이기고 자신감과 자립심을 찾아 진정한 카레이도스타로 거듭난다는 결말이 참 인상적이다.

51편, 정주행하기에는 다소 버거운 편수임에도 계속 찾게 되는 이유는 이 작품이 가진 ‘긍정의 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각자의 꿈을 향해 치열하게 달려가는 캐릭터들을 보면 나도 더 열심히 살아야 할 것만 같은, 뭔가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열정이 샘솟는다. 물론 유치하고 신파적인 면도 없잖아 있지만, 어린이가 보는 만화로만 치부하기엔 아쉽다.

벌써 결말을 알아버려서 시시하다고? 작품의 극히 일부일 뿐이니 걱정은 접어두자. 끝없이 이어지는 소라의 역경과 고난, 그리고 희망의 여정을 함께해주길. “도전자, 모험가, 개척자. 모두 어리석은 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그들 앞에 기다리는 것은 조소일까, 갈채일까?” 이 작품을 관통하는 가장 큰 메시지이다. 이에 대한 답을 찾고 싶은, 도전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한다.

김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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