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심리학 18. 뒷담화
당신의 심리학 18. 뒷담화
  • 김아람 기자
  • 승인 2015.11.17 16:19
  • 호수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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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 갈등과 상처를 초래하는 바이러스 하지만 다른면에선 주목받는다는 방증
▲ 출처: snacker.hankyung.com

뒷담화는 스트레스를 푸는 손쉽고 빠른 방법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대인갈등과 상처를 초래하는 바이러스와 같다. 그런데도 뒷담화를 즐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정서적 지지를 얻기 위해서다. 어떤 사람 때문에 힘들거나 억울해서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에게 이야기하고, 상대가 맞장구를 쳐주면 정서적 지지를 느껴 마음이 편안해진다. 또 다른 이유는 상대와 친해지기 위해서다. 서먹서먹한 사람과 공통된 주제에 관해서 이야기하게 되면 친해지기 쉽다. 이때 공통된 주제가 특정 인물에 대한 험담이 되는 경우가 바로 뒷담화다. 마지막으로는 통제에 대한 욕구 때문이다. 많은 경우 뒷담화는 “그 사람 어때?”라는 말로 시작한다. 사람은 주변 상황이나 사람을 통제하려는 욕구가 아주 강하다. 어떤 사람에 대한 정보를 구해 이 욕구를 해소하려는 것이 뒷담화다.

그러나 뒷담화를 통해 전파되는 정보는 잘못된 것이 많다. 왜 그럴까? 사람들은 자신의 정보수집과 판단은 객관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한 심리학 연구에서 피험자들을 모집한 후, 교수연구실에서 대기해달라고 부탁했다. 잠시 후 한 사람씩 실험실로 인도받았다. 실험은 간단했다. 방금 전에 머물렀던 대기실(교수연구실)에서 무엇을 봤는지 백지에 기록하는 것이었다. 대부분은 펜이 있었다고 기록했지만, 펜은 실험자들이 미리 치워둔 상태였다. 일부러 가져다 놓은 농구공을 기록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많은 사람이 실제로 본 것이 아닌 교수연구실에 있을 법한 것을 기록했고, 어울리지 않는 것은 기억하지 못했다. 뒷담화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전할 때 100% 들은 그대로를 전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신이 들었다고 생각한 것’을 전한다. 이러다 보니 결국 없는 정보가 생기고 있는 정보는 없어지며, 작은 정보가 커지고 큰 정보는 작아지게 되는 것이다.

뒷담화의 폐해를 줄이거나 없앨 수는 없을까? 먼저 타인의 뒷담화를 막고자 한다면 다른 의견을 제시해보자. 보통의 경우 다수의 압력에 소수가 동조하지만, 심리학자들은 그 반대도 가능함을 증명했다. 소수가 확신 있는 주장을 일관되게 하면 다수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특별히 뒷담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경우는 자신들도 언젠가는 뒷담화의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수의 힘이 작용할 여지는 더 크다.

만약 자신이 뒷담화의 대상이 됐다면 생각을 바꿔보자. 뒷담화는 자신이 속한 집단의 시선을 끌었다는 방증이다. 연예인들도 잘 나갈 때나 악성 댓글이 달리지, 인기가 식으면 그것마저 뜸하다. 사회에서 항상 우두머리나 최고는 반대자나 적들이 있기 마련이다. 뒷담화는 한편으론 시기와 질투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뒷담화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꼭 기분 나쁘지만은 아닐 것이다.

김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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