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주어진 현재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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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17 16:23
  • 호수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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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어른에 대한 고찰

◇ 대학에 입학한 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세 차례의 신입생을 맞이하게 됐다. 지난 12일에 치러졌던 2016학년도 수능은 비교적 순조롭게 마무리된 듯하다. 시험 강박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난 수험생들이 전국의 밤거리를 장식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들의 지나친 자유 만끽은 탈선으로 이어져 수능 이후의 청소년 탈선 예방 조치가 전국 각 지역에서 행해지고 있다. 충남 공주 시에선 150여명의 공직자와 시민단체가 힘을 합쳐 수능 당일 저녁부터 ‘청소년 선도 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했다.


◇ 지난 14일 아침 일찍부터 신문사에 올라가는 길에 논술고사 수험생 무리와 마주쳤다. 앳된 얼굴들을 보니 감회가 남달랐다. ‘이렇게 한풀 더 꺾이는구나. 얼른 졸업 해야겠다’ 하는 신세한탄부터, ‘저들에게 좋은 학교를 물려줄 수 있도록 임기 마칠 때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일종의 동기부여까지…. 짧은 시간동안 만감이 교차했다.


수만 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한 가지 감정만은 확실했다. “부럽다.”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엔 아깝다고 했던가, 다시 저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괜찮은 어른이 될 것만 같았다. 정작 당사자들은 입시 스트레스로 골머리를 앓고 있을 텐데, 철없는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말이다.


◇ 그래서인가 보다. 매년 수능을 기점으로 인터넷과 SNS엔 철없는 어른들의 각종 명언들이 무수히 쏟아진다. 응원메시지와 본인의 수능 경험담에서 발췌한 수능명언, 대학생활을 순조롭게 할 수 있다는 대학명언, 그리고 대학에 대한 고찰에서 비롯된 인생명언까지. 명언이란 포장 속에 담긴 오지랖은 참 넓고도 깊다. 어른들이 이처럼 수다스럽고 철없는 이유는 딱 하나다. 한없는 젊음이 그저 부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나간 세월을 두고 푸념해봤자 뭐하겠나. 만약이란 건 없다.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을뿐더러 돌아간다고 해도 지금과 크게 달라질 일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본인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로, 한 번의 기회가 더 주어진다고 해서 운명이 바뀌겠는가. 영화 <어바웃타임>의 시간여행자들 또한 삶의 순리 자체를 송두리째 바꾸진 못했다. 요령을 부려 재수 없는 일 몇 가지는 피했겠지만 말이다.


◇ 내년 3월 캠퍼스에 푸른 물결들이 밀려와 괜스레 한물 간 것 같은 서러움에 명언을 쏟아붓고 싶겠지만, 그럴수록 자신에게 주어진 ‘현재’에 집중하자. 그것이 대학에 속한 모두가 제 위치에서 순조로워질 수 있는 지름길이다. 또한 캠퍼스에 존재하는 한, 그리고 캠퍼스 밖을 나가서도 당신은 충분히 청춘이다. 그렇기에 요란한 빈 수레가 되기보단 마음을 다잡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가장 현명한 사람은 자신만의 방향을 따른다.
<眉>

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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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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