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리브로16. 빌 브라이슨,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비바, 리브로16. 빌 브라이슨, 『거의 모든 것의 역사』
  • 단대신문
  • 승인 2015.11.17 16:25
  • 호수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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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지식여행의 끝에서 인간 본질을 통찰하다

“이 책에는 제목이 시사하는 것처럼 과학이 다뤄야 할 거의 모든 것에 대한 개념과 그것이 형성되는 과정 속의 온갖 갈등과 화해가 흥미진진하게 묘사되어 있다. 대학입시의 논술이나 면접의 질문거리를 찾는 교수님들이 제일 먼저 구해 뒤적일 책 같다.”(최재천, 『통섭의 식탁』 중)


빌 브라이슨은 과학자가 아니다. 그는 여행 작가로 유명하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 런던에서 저널리스트로 활약하고 이후 다양한 여행 산문과 인문적 교양이 풍성한 에세이스트로 필명을 날리고 있다. 그의 책은 우선 재밌다. 일부러 미국식 단순함과 무식함을 앞세워 수다를 떠는 식으로 우리에게 접근하지만 그 뒤에는 국경이나 편견을 벗어난 인간 본질에 대한 통찰이 숨겨있다. 그것이 빌 브라이슨을 읽게하는 힘이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의 서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당신을 환영하고 축하한다. 나에게 당신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 큰 기쁨이다” 빌은 자기와 우리가 만나기까지 무려 38억년 동안 진행된 지구의 성장과정에서 나와 우리의 생명이 탈 없이 진화하고, 조상들이 건강하게 짝짓기를 했으며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짝에게 유전 물질을 전해준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말은 우습지만,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은가? ‘나’라는 존재는 ‘과거’의 연장이니까. 그렇다면 우리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주, 지구, 지구 속의 생명들, 그 생명들 속의 인간은 어떻게 생겨나왔을까?


저자는 누구나 가질 법한 이 평범한 질문에 스스로 공부해 답을 찾기로 했다. 그는 괴짜에다 투덜대기 좋아하는 글쟁이니까. 지구의 크기는 어떻게 측량하는지, 바닷물의 짠맛은 어떤 바다나 다 같은지, 지구의 무게는 어떻게 재는지…. 이런 바보(?)같은 질문에 과학이 찾아낸 답이 무엇인지를 알고자 전문가들을 찾아 질문하고, 답을 정리하는데 걸린 시간은 3년이었다. 그리고 이 책을 펴냈다.


빅뱅부터 지구 생성, 우주와 지구, 지구의 내면, 생명의 탄생과 기원, 그리고 인간과 그 인간의 위험성과 미래…이 책은 과학이 그동안 쌓아놓은 지식들이 가득하다. 문제는 그런 박물학적이고, 깊은 전문지식들을 쉽고 재밌게 전달하는 빌의 능력이다. 빌 브라이슨이 아니고는 그런 작가를 찾기 힘들 것이다.


그 방대하고 정교한 지식여행의 끝은 결국 ‘인간’이다.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 가운데 가장 뛰어난 짐승인 인간이 오늘처럼 살게된 시간은 지구 역사의 0.0001%에 불과한데 우리의 오만으로 인해 지난 400년 동안 사라진 동물은 500종에 가깝고, 식물은 650종에 가깝다고 한다(1995년 UN의 보고). 이 사실을 인용하며 저자는 이렇게 결론짓는다.


“우리는 사실 이제 막 시작한 셈이다. 물론 우리는 종말이 찾아오지 않도록 하는 비결을 찾아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 단순한 행운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거의 확실하다.” 


20대에 꼭 읽어두어야 할 책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은 책이다.
 

김남필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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