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 문항유형변경은 학생을 위한 것인가
토익 문항유형변경은 학생을 위한 것인가
  • 김언조 (교육대학원) 교수
  • 승인 2015.11.24 19:26
  • 호수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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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S는 1979년 국제의사소통능력시험으로서 토익시험을 실시한 이래로 2006년 개정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일부 문항유형을 변경하여 2016년 5월 29일 시행할 예정이다. ETS는 기존의 토익과 동일수준의 난이도를 유지하면서 국제업무 수행을 위한 최신의 비즈니스 영어 커뮤니케이션환경을 반영하여 문항유형이 변경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이는 기존의 시험유형으로 토익을 준비해오던 학생의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발표이다. 또한 유형변화에 따른 시험준비서적이 미비한 수준에 이르고 있어 갑작스런 변화가 부당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 여파로 New TOEIC실시 전에 시험을 치르려는 학생들로 토익시험 등록이 경기호황처럼 붐비고 있는 상황이다.


평가에 따라서 공부하는 방법과 경향이 달라지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예견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토익시험의 문항 변화가 현 영어수업의 실태를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스러운 부분이 있다. ETS는 수험자의 준비방법으로 영어사용환경에 더 많이 노출되는 상황에서 공부하도록 종용하고 있는데 실제로 그렇게 유도될지 미지수이다. 오히려 토익시험이 입사기준으로 그 유용성이 반감되고 있는 실정에서 오랫동안 미비했던 평가에 대한 임시방편적인 대응은 아닌지 그리고 학생들은 그런 와중에 우왕좌왕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New TOEIC을 준비해야 하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우선 토익시험의 변화의 배경과 그에 따라 변경된 문항유형 항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영어능력평가의 변화 배경에는 영어능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정의와 설계의 근본적인 변화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ETS에 따르면 11개국에서 실시한 통계조사를 거쳐, 평가 설계에 있어서 ECD(Evidence Centered Design: 근거 중심 설계)를 도입했다고 한다. 이는 일부 토익문제가 지엽적인 힌트를 이용한 찍기 방식의 문제풀기로 인식되어,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정말로 잘 평가하고 있는지, 토익시험에 대한 시중에 알려진 회의론을 극복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학생들의 영어 지식과 의사소통 기술의 향상 정도를 다각적으로 검증하는 근거 자료가 되고자 하는 취지인듯해서 영어능력평가의 변화는 일견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그러나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실제적인 의사소통방식이 일률적으로 고정된 유형으로 제시된다면, 결과적으로 학생들은 다른 유형의 답안찍기 방식에 길들게 되지 않을지 의문스럽다. 더 우려되는 점은 새로이 시행되는 New TOEIC의 변화에 대한 사전 준비서적과 안내가 미비한 상황에서 진정으로 학생들의 입장을 고려한 변화인지 여전히 회의적이다. 토익의 목적이 영어로 하는 비즈니스의 의사소통능력을 올바르게 평가하는 데에 있다면, 그 시험의 변화에 대비할만한 준비환경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유형화 되어있지 않은 비즈니스환경의 의사소통 능력을 더 구체적으로 반영할 수 있어야 기업에서도 평가도구로써 토익의 유용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김언조 (교육대학원) 교수
김언조 (교육대학원) 교수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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