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한 맛과 고풍스러운 멋, 전통 양과자점
고아한 맛과 고풍스러운 멋, 전통 양과자점
  • 길지혜 작가
  • 승인 2015.12.01 15:16
  • 호수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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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는 옳다 ⑨ 안티크코코

수많은 베이커리와 디저트 카페가 혼재된 홍대에 안티크코(Antique Coco)는 '전통 양과자점'으로 승부를 걸었다. 이춘성 대표와 정연미 쇼콜라티에, 부부가 2013년 합심해 첫 가게를 개시한 것. 디자이너 출신인 아내는 평소 예스러운 분위기를 좋아해 인터레이어와 소품, 가구 등 매장 콘셉트에 그대로 반영시켰다. 고풍스러운 실내장식으로 꾸며진 지하에는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공간과 함께 넓은 오픈 주방이 자리 잡고 있다. 케이크와 디저트 생산의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100% 오픈 키친이다. 좋은 재료와 공정 과정을 거친다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고객들에게는 케이크에 대한 신뢰도와 보는 재미까지 제공하니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를 낸다.

이곳의 대표메뉴는 레인보우벨벳 케이크다. 크림치즈와 생크림이 혼합된 하얀 크림 아이싱을 속내를 감추고 있는데, 단면을 자르면 그 진가를 발휘한다. 하얀 크림과 함께 마치 전통 오방색을 표현한 듯, 색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폭신하고 탄력 있는 케이크의 단면을 맛보면 쫀득쫀득하고 차진 느낌의 크림치즈와 마치 떡 같은 질감의 시트가 인상적이다. 농후한 크림치즈는 달지 않으면서도 풍미가 깊어 입안을 감돈다. 아낌없이 들어간 크림치즈 아이싱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안티크코코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하면서 차별화된 메뉴는 와인봉봉과 더치봉봉이다. 속이 빈 초콜릿 볼 안에 와인이나 더치커피를 넣었다. 빨대로 음료를 마시고, 남은 초콜릿 볼은 망치로 깨어 먹으면 된다. 더치커피 자체의 깔끔한 뒷맛이 인상적인 데다 초콜릿의 향은 입안에서 오래 머문다. 생각보다 두꺼운 초콜릿 볼은 강한 힘으로 내리쳐야만 그 속을 볼 수 있다.

진한 초코릿색의 베리베리쇼콜라 케이크는 보는 것만으로 짙은 달콤함이 느껴진다. 부드러워 보이지만 포크를 찔러 넣었을 때 느껴지는 단단함은 벨베리 쇼콜라가 주는 첫 번째 반전이다. 케이크 시트라기보다는 단단한 초콜릿 브라우니 같다. 다크초콜릿이 듬뿍 들었음을 짐작할 수 있기에 진한 단맛을 기대하고 케이크 조각을 입안에 넣는 순간, 오히려 향긋하게 퍼져오는 초콜릿향과 대비되게 전혀 달지 않은 식감이 두 번째 반전. 초콜릿케이크는 어린이들을 위한 디저트라는 일반적인 편견을 버리게 하는 것이 바로 베리베리쇼콜라이다. 어른들의 맛을 품은 초콜릿 케이크는 달지 않고 산뜻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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