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체험기 | 2015학년도 동계 천안캠퍼스 해외봉사 현장
생생체험기 | 2015학년도 동계 천안캠퍼스 해외봉사 현장
  • 김수민 기자
  • 승인 2016.03.08 19:53
  • 호수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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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 전해진 단국인의 온기
▲ ‘누리보듬’팀과 아이들의 첫 만남. 얌전하게 수업을 기다리는 아이들
▲ 학교 내벽에 형형색색 색을 칠하고 있는 공한슬(간호·3) 씨
▲ ‘얀마얀마’팀 학급아이들이 미술활동에 흠뻑 빠져 있다

지난 겨울방학, 우리 대학 천안캠퍼스 해외봉사단원(미얀마) 28명은 지난 1월 9일부터 18일까지 미얀마 양곤에 위치한 다마사야 초등학교에서 8박10일간의 봉사활동을 펼쳤다. 단원들은 현지에서 교육봉사와 노력봉사를 병행했고, 교육봉사로는 한국어·과학·미술·레크레이션 등의 다양한 교과목을, 노력봉사로는 벽화 도색 작업을 진행했다. 마치 꿈만 같았던 미얀마 해외봉사가 끝난 지 어느덧 두 달…, 미얀마 생활은 개강과 함께 시작된 바쁜 일상 속에서 서서히 묻혀가고 있었다. 학생기자로 참여해 바쁘게 뛰었던 미얀마 봉사현장. 원고 마감을 하며 돌이켜 보니 한겨울 밤의 꿈같은 아쉬움만이 진하게 배어 있었다.  <필자 주>


<2015 천안캠퍼스 동계 해외봉사 미얀마 봉사팀 명단>

 ■나르샤 김혜미(서양화·4), 김명주(스포츠경영·4) , 곽경훈(경영·4), 신혜미(서양화·4)
 ■누리보듬 우지현(국제스포츠·3), 이선희(포르투갈어·3·휴학), 김경완(화학·2), 이성수(분자생물·2·휴학)
 ■드림캐쳐 강다미(경영·4) 배현민(경영·4), 백지혜(경영·3), 우지연(러시아어·2)
 ■마라부 김현우(공공관리·4), 이다운(무역·4·휴학), 권혜수(공예·3), 박새롬(포르투갈어·3·휴학)
 ■반반무마니 임이랑(동양화·4), 김명한(멀티미디어공·16졸), 김누리(공예·2), 김수민(공공관리·3)
 ■얀마얀마 서예린(화학·3), 정소빈(화학·3), 김은경(화학·3), 박상아(화학·3)
 ■TPP 공한슬(간호·3), 윤원민(회계·4), 김슬기(간호·3), 김소현(간호·3)
 

# [첫째 날] 맑고 포근했던 밤공기
새벽 1시, 장장 6시간의 비행 끝에 미얀마 양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한국과 정반대인 따뜻한 날씨와 포근한 공기, 선선한 미얀마의 밤공기가 봉사단원들을 맞이했다.
미얀마의 날씨는 건기와 우기가 명확히 구분된다. 10월 중순에서 5월 말까지 건기이고 1월은 건기 중에서도 가장 시원한 계절이다. 그야말로 봉사하기 가장 좋은 계절. 날씨처럼 순조롭게 일이 풀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맑은 새벽하늘을 한 번 쳐다봤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인솔자인 학생팀 주길화 팀장이 봉사단원들의 사기를 북돋는다. “생활하는 모든 곳이 봉사현장이란 생각으로 매 순간 열심히 하길 바란다. 파이팅!” 이어 방 배정까지 마치고 나서야 긴 하루가 마무리 된다.


# [미얀마의 환경] 밍글라바, 미얀마!
드디어 본격적인 교육봉사의 첫 날. 오전 6시 30분부터 여기저기서 알람소리가 울렸다. 찌뿌둥한 몸을 일으키고 아침준비운동에 나섰다. 크게 한숨 들이쉬며 포근한 미얀마의 공기를 온 몸으로 느껴봤다. 피곤에 절어 있던 단원들의 얼굴에도 하나 둘씩 생기가 돌았다.
오전 8시 30분, 버스를 타고 다마시아 초등학교로 출발. 봉사단원들은 설렘과 부푼 기대를 안고 아이들을 만날 버스에 올랐다. 약 20분 간의 이동시간 동안 차창 너머엔 이국적인 거리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거리마다 곧게 뻗은 야자수, 아담한 통나무집들, 맨발로 거니는 사람들…. 교통신호체계가 미비한 미얀마엔 무단 횡당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한국에서의 해외봉사 사전교육 시간에 신신당부하며 주의했던 ‘차 조심’을 다시 한 번 되새겼다.
버스가 학교에 도착하자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맨발로 등교하는 아이들. 그리고 교실 곳곳엔 해묵은 먼지와 천장의 거미줄이 가득했다.
문도 없는 교실에서 낡은 책걸상에 빽빽이 앉아 있는 아이들은 낯선 외국인 봉사자들이 우르르 들어와 당황할 법도 한데 마냥 좋기만 한지 싱글벙글 웃으며 “밍글라바~”라고 인사한다. 천진한 그 모습에 봉사단원들도, 기자도 뭉클하다.


# [봉사현장] 아이들의 순수함에 물들다
학급배정이 현지 도착 후 이뤄진 탓에, 3학년 수준의 수업 커리큘럼을 짜온 ‘누리보듬’팀이 5, 6세 반인 0학년을 맡게 됐다. 어린 아이들의 수준을 고려해 현장에서 분주히 커리큘럼을 바꿨다. 누리보듬의 팀원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구쟁이들의 안전문제, 돌발 상황, 의사소통의 어려움까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니나 다를까. 1층의 저학년 아이들은 가장 호기심이 많고 넘치는 체력의 소유자들이었다. 쌍커풀 진 큰 눈은 기자의 카메라 앞에서 더욱 커졌다. 카메라에 담긴 자신을 보며 한참을 웃는 아이들이 마냥 귀엽지만, 가르치는 봉사자들은 진땀을 뺀다.
계단을 타고 3층으로 올라가면 고학년 세 학급의 수업이 진행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그 중 ‘나르샤’ 팀은 매 수업의 시작과 끝에 중독성 있는 노래를 불렀다. 쉬는 시간 전후로 이 노래가 수업 종을 대신해 학교에 울려 퍼졌다.고학년 아이들은 겉모습이 짱짱하고 열쌘 언니, 오빠들처럼 보이지만 아이 같은 부끄럼도 많다. 수줍게 옆으로 다가와 슬쩍 손을 잡고, 먼저 활짝 웃어주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직접 접은 하트를 건네는 모습에선 순수함이 보였다. 아이들은 자신의 것을 누군가에게 나누는 기쁨을 잘 알고 있었다.단원들은 교육봉사 뿐만 아니라 노력봉사로 현지 초등학교의 벽화 도색 작업도 함께했다. 벽화 특기자 두 명이 밑그림을 그리면 나머지 단원들과 기자는 알록달록한 색을 입혔다. 잘 칠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삐죽삐죽 밖으로 나오는 선이 야속했다. 서서 벽화작업을 하니 팔, 다리, 허리, 여기저기가 아파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아이들처럼 예쁜 색으로 물드는 벽화를 보니 다시 기운이 솟았다.

# [봉사를 마치며] 사랑하자, 미얀마!
4시 30분이 되면 모든 수업은 끝이 난다. 단원들도, 아이들도 모두 아쉬운 시간. 봉사단원들은 한국에서 계획했던 커리큘럼을 현지에서 잘 적용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교육기간 중 하루하루는 길고도 알찼지만 끝 무렵이 되니 미얀마의 모든 순간들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았다. 시원섭섭한 마음을 뒤로 한 채, 아이들과 마지막으로 악수하며 맘속으로 다음을 기약했다.
미얀마의 교육, 노력봉사를 취재하며 이곳 아이들로부터 사랑을 나누는 법을 배웠다. 과해서 부담스러운 사랑이 아닌 오래 간직하고 싶은 잔잔한 사랑이다.
특히 3층 교실 창문 앞 의자에 앉아 창살너머로 보이는 잔잔히 깔린 구름을 보며 아이들과 장난을 치던 순간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잔잔히 부는 미얀마의 습습한 바람결은 아이들의 웃음처럼 어디선가 은은한 향기가 묻어오는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미얀마에서의 추억들이 점점 흐릿해 지고, 아이들 또한 우리를 선명히 기억할 수 없겠지만 학교에 새겨진 벽화를 보면서 우리를 한 번씩 추억했으면 좋겠다. 다신 볼 수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더 슬픈 이별을 했다.
봉사기간 동안 미얀마에서 매일 외쳤던 구호가 맴돈다. “사랑하자,  미얀마!”
 


▲ 학교 내벽에 형형색색 색을 칠하고 있는 공한슬(간호·3) 씨
▲ ‘얀마얀마’팀 학급아이들이 미술활동에 흠뻑 빠져 있다
▲ ‘누리보듬’팀과 아이들의 첫 만남. 얌전하게 수업을 기다리는 아이들
▲ 한국의 국기를 직접 만들어본 ‘나르샤’팀

김수민 기자
김수민 기자

 52131903@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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