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공무원이 꿈입니까?
정말, 공무원이 꿈입니까?
  • 김지훈 (문예창작) 교수
  • 승인 2016.03.08 20:27
  • 호수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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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그 누구도 아닌 자기 걸음을 걸어라
나는 독특하다는 것을 믿어라
누구나 몰려가는 줄에 설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걸음으로 자기 길을 가라
바보 같은 사람들이 무어라 비웃든 간에

위에 인용한 대사가 꿈만 같은 이야기일까, 허황한 소리일까? 지금 우리 사회는 청년 실업난, 자살 등 심각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이 없는 것일까? 학자들은 현대사회를 ‘경쟁사회’, ‘피로사회’, ‘과잉 근심사회’로 일컫는다. 학교 졸업 전 학생들은 스펙 쌓기로 요약되는 봉사활동, 인턴, 외국어 자격증 취득하기에 여념이 없다. 이렇게 힘든 시기를 지나 어렵게 들어간 직장에서는 과중한 업무와 인간관계에 지치기 마련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안정성이 보장되는 공무원 사회로 진입하고자 하는 것이 이상할 일도 아니다.


최근 정부(행안부)가 전국 지자체의 공무원 수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각 지자체는 지난해보다 18% 늘어난 1만2천169명의 공무원을 올해 채용할 계획이다. 중앙정부까지 합치면 훨씬 많아진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육아휴직이 늘어나고, 베이비붐 세대 퇴직 인원이 증가하는 등 신규 충원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명분이 있는 결정이고 발표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장기적 안목으로 볼 때 근본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공무원의 수를 늘릴 때 당장은 가시적인 문제가 잠잠해지는 것 같지만, 경쟁과 피로, 과잉 근심 등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렇다고 반대로 줄이거나 현상 유지를 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진퇴양난 속에 어렵게 내린 결정이다. 여기서 근본적인 문제는 공무원 수를 늘리느냐 줄이느냐가 아니다.


인간과 노동은 불가분의 관계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여타 동물과는 달리 ‘자기실현’을 하고자 하는 본능이 있다. ‘자아(自我)’가 사회관계 속에 형성된 의식의 영역에 속한다면, ‘자기(自己)’는 전자와 더불어 무의식 속 그림자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현실보다 꿈과 가까운 무의식은 사회생활에서 억압되고 방치된 영역이다. 때문에 사회 통념적으로는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무의식을 응시하고 직시하는 작업은 중요하다.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나다운 것인지 찾고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말 공무원이 꿈인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공무원과 비슷한 수준의 안정성과 경제력을 갖출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가? 스스로에게 물어 볼 일이다. 꿈은 꿈 꾼 자의 몫이 아니라, 꿈에서 벗어난 자의 몫이다. 정말 행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꿈꾸고 노래하라! 잠들기 전, 잠에서 깬 후 잠깐이라도 꾸준하게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자신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명상의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란다.

김지훈 (문예창작) 교수
김지훈 (문예창작) 교수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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