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심리학 22. 심리학에서 과학이 강조되는 이유
당신의 심리학 22. 심리학에서 과학이 강조되는 이유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3.22 22:32
  • 호수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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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풀리는 인간 무의식의 세계

 

▲ 출처: universitydegreeprograms.wordpress.com

사람의 마음과 행동에 관심을 두는 심리학은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됐을까. 대부분 학문이 그렇듯 심리학의 뿌리도 철학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주요 관심 분야 중 하나는 인간의 정신(혹은 영혼)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나 플라톤을 비롯한 여러 철학자는 인간의 영혼과 정신, 마음을 알고자 했다.

그러나 현대 심리학과 철학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고대가 아니라 중세 이후, 즉 근대부터라고 할 수 있다. 중세는 자연과학의 발달, 르네상스, 종교개혁이라는 3대 사건을 통해 끝났다. 이 사건은 인류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대략 천 년 동안 의심하지 않고 믿었던 지식과 진리들이 어느 순간 거짓으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자연과학의 발달로 천동설이 틀렸음을 알게 되고, 르네상스로 인간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됐으며, 종교개혁으로 교황이 거짓말쟁이였음을 알게 됐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도대체 지식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지식을 얻게 되는가?’와 같은 인식론의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인식론에서 두 사람의 주장이 대립했다. 한 명은 합리론을 주장한 데카르트였다. 그는 우리의 감각은 부정확하기 때문에, 감각을 통하여 얻는 지식도 부정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수많은 착시현상을 기억하면 감각이 부정확하여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데카르트의 주장에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그래서 데카르트는 철저한 합리적 판단과 사고 과정을 통해 올바른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한 명은 경험론을 주장한 로크였다. 그는 오감에 근거한 외부세계의 경험이 없다면 그 어떤 지식도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로크는 인간의 마음은 태어날 때 백지상태며, 이후 경험에 따라 지식을 얻게 된다고 주장했다.

인식론에서 합리론과 경험론의 첨예한 대립은 끝날 줄 몰랐다. 논쟁을 업으로 삼는 철학자들이야 끝나지 않는 대립을 즐길지 모르겠지만, 자연과학의 발달 이후로 사람들은 책상에서의 논쟁에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과학자들은 실험실에서의 증명이라는 새로운 방법으로 인류에게 새로운 진리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인식론에서도 과학적 방법을 이용해서 직접 증명하려는 새로운 시도가 나타났는데, 이것이 바로 현대 심리학이다.

보통 인식론에서의 심리학이라고 하면 인간 행동의 동기(Motivation)나 무의식(The unconscious)을 주로 다룰 것이라고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동기와 무의식은 매우 일부분이고, 심리학 대부분은 인간의 지식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그 이유는 현대 심리학이 인식론을 과학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내용은 철학이고, 방법은 과학인 심리학. 당연히 심리학자들은 내용보다는 방법을 강조했다. 내용을 강조하면 심리학은 철학의 아류가 되지만, 방법을 강조하면 새로운 흐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대 심리학에서는 과학이 그토록 강조됐던 것이다.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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