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4호선 경마공원역, 혜화역
4. 4호선 경마공원역, 혜화역
  • 윤영빈 기자
  • 승인 2016.04.05 17:55
  • 호수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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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걷지 않는다, 단지 리듬을 탈 뿐



인간이 활동하기에 가장 좋은 온도 18℃. 그 언저리에서 때로는 시원하고, 때로는 훈훈한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바야흐로 봄. 밤에 들려오는 자장노래와 알 수 없는 떨림은 봄의 엔딩에서 즐기도록 하고, 봄의 시작은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해보자. 4월. 4호선. OK, 드랍더비트!

 

▲ ▲ 서울경마공원 경마장

주말 오전 혼자 갈 곳이 없어 막막하다면 동물과 시간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연인으로 가득한 동물원을 추천하려는 게 아니다. 4호선엔 동물과의 교감과 냉혹한 승부의 세계가 공존하는 장소가 있다. 바로 경마공원역에 있는 ‘서울경마공원’이다. 경마를 어두침침한 도박쯤으로 생각한 사람이라면 역을 나섰을 때 조금 놀랄 수도 있다. 역 앞에 펼쳐진 여러 가지 말 조형물과 북적이는 사람들로 활기찬 분위기를 띠기 때문.


조형물이 설치된 길을 따라 10분 정도 걸어가다 보면 서울경마공원 입구에 도착할 수 있다. 금, 토, 일요일은 경마일이라 2천원의 입장료를 내야하고, 몇몇 시설의 이용이 제한된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무료로 공원에 입장할 수 있으며, 경마 대신 직접 말을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꾸려진다.


공원을 한 바퀴 산책하며 마음을 가다듬고 경마공원건물 1층에 들어서면 단기 속성으로 경마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초보자 교육장이 있다. 이곳에서 10분 정도 설명을 듣고 나면 어느 정도 경마를 이해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르게 된다.


학생의 신분임을 잊지 말고 부담 없는 선에서, 온 힘을 다해 노력하면 우주가 나를 돕는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배팅을 해보자. 경주가 시작되면 말이 결승선에 다가갈수록 분위기가 고조되고 사람들의 목소리도 커진다. 결승선을 통과할 땐 환호와 탄식이 동시에 뒤엉키며 승자와 패자의 희비가 엇갈린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뜨거운 순간. 더욱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면 경마를 관전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한 게임 안에 인간의 삶이 모두 녹아있음을 알 수 있다.


경마를 충분히 즐겼다면 다시 4호선에 올라 혜화로 떠나보자. 이곳을 추천한 한 친구는 혜화를 도시와 자연이 어우러진 ‘산책공원’ 같은 곳이라 표현했다. 오늘의 두 번째 여행지 ‘낙산공원’은 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지만, 낙산공원 주변의 ‘이화벽화마을’을 함께 즐기고 싶다면 낮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낙산공원

혜화역 2번 출구로 나와 팻말을 따라 언덕길을 천천히 오르다 보면 확 트인 시야를 자랑하는 전망대를 마주할 수 있다. 혼자 길을 걷는 동안 방향, 보폭, 속도 어느 것 하나 신경 쓸 필요가 없으니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땐 느끼지 못했던 주변의 아름다움이 더욱 진하게 다가온다.


매일 반복되는, 내가 아는 하루가 아닌 색다른 하루가 필요할 때! 망설이지 말고 교통카드를 챙겨 4호선에 올라타자. 이색적이고 즐거운 하루로 당신을 인도할 것이다.


/한/줄/정/의/
나 홀로 여행이란 ‘나에게 귀 기울이는 것’이다.

윤영빈 기자
윤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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