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문화in 122. <우리 대학 영화제> DUFF

예비 영화인의 통통 튀는 상상력이 돋보였던 ‘180분’ 김아람 기자l승인2016.04.05l수정2016.04.07 00:25l1408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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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망울이 하나둘 제 아름다움을 터뜨리고, 마음을 간질이는 봄바람이 불어오는 캠퍼스. 이럴 때 문화생활이라도 즐기고 싶은데, 딱히 갈 곳이 없다면? 먼 곳을 찾기보단 우리 대학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행사들에 눈을 돌려보자.

지난 1일, 공연영화학부 영화전공 정기영화제 ‘DUFF(Dankook University Film Festival)’가 우리 대학 죽전캠퍼스 혜당관 학생극장에서 열렸다. 오후 6시 30분, 입장까지 30분이나 남았음에도 학생극장 앞은 많은 학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현장 예매를 통해 티켓을 받고 설레는 마음으로 입장. 이날 약 250명의 관객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이번 영화제에선 장르도, 러닝타임도 다양한 총 10편의 영화가 1부와 2부에 걸쳐 상영됐다. 본격적인 행사 시작에 앞서 오세인(영화·3) 씨와 유동현(영화·3) 씨가 진행을 맡아 몇 가지 유의사항과 상영순서를 소개했다. “적게는 3달, 길게는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공연영화학부 학생들이 노력해 준비한 작품이다. 개성 넘치는 10편의 영화를 재밌게 즐겨줬으면 좋겠다”는 오 씨의 말을 시작으로 1부의 막이 열렸다.

1부의 작품(△졸업생 △준이 △퍼펙트 캠퍼스 라이프 △빌리오네어 △당신의 빛) 중 가장 인상에 남은 것은 <준이>이다. 주인공 ‘준이’는 어린 동생이 밉다. 학교 대표로 상장을 받아와도, 한껏 애교를 부려 봐도 엄마의 관심은 온통 동생에게 쏠려있기 때문. 엄마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준이는 보기 싫은 동생을 장롱에 가둬버린다. 동생의 존재를 잊은 채 놀던 준이. “동생은 잘 있지?”라는 엄마의 전화에 덜컥 장롱을 돌아보지만, 동생의 울음소리가 멎어있다.

이 작품은 동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법한 감정을 따뜻한 색감으로 담아냈다. 준이가 엄마의 관심을 끌려고 엄마의 화장품을 바르고, 젖병을 무는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유년시절, 세상 전부였던 엄마를 누군가에게 뺏긴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 잊고 있던 그 시절의 내가 튀어 오르며 준이의 감정에 자연스레 동화됐다.

15분의 인터미션 후 뒤이어 2부가 진행됐다. 2부의 작품(△네안데르탈인 △동화 △하얀트럭 △양치 △원초적본능) 중 가장 재밌게 본 것은 <원초적본능>이다. 영화과 학생 ‘성대’는 영화 촬영 장소로 쓰일 모텔 헌팅을 위해 시골로 떠난다. 번번이 퇴짜를 맞다 어렵게 구한 으슥한 모텔,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잘못 찾아 들어간 방에서 본 외간 남자의 젖꼭지가 자꾸 신경 쓰이기 시작하고, 갑자기 들어온 남자는 콘돔을 내민다.

대학생다운 톡톡 튀는 재기발랄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게이 모텔’이라는 소재를 거부감 없이, 유쾌하게 사용하며 극을 이끌어갔다. 성대가 남자의 젖꼭지를 보고 충격을 받는 장면에선 영화 <킹스맨>이 겹치기도 했다.

사실 큰 기대를 하고 영화제를 찾은 것은 아니었다. ‘학부생 작품인데, 별 거 있겠어?’라는 편견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행사 시작 전 등받이에 기대져 있던 몸이 점점 스크린 쪽으로 향하는 것을 눈치챘을 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영화제 진행을 맡은 오세인 씨는 “DUFF는 공연영화학부에 국한된 행사가 아니다. 우리 대학 학생들이 만드는, 우리의 이야기다. 앞으로 많은 학생이 영화제에 참석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아람 기자  lovingU_aram@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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