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심리학 25. 사회심리학
당신의 심리학 25. 사회심리학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5.03 17:54
  • 호수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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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 출처: blog.ohmynews.com

실험참가자(학생 역할, 그러나 사실은 협조자)가 문제를 틀릴 때마다 전기충격을 주라는 지시를 받았을 때 참가자(교사 역할)가 어느 정도까지 그 명령에 복종하는지를 알아보는 밀그램(Stanley Milgram)의 ‘복종 실험’.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 만든 모의 감옥에서 참가자를 반으로 나누어 죄수와 간수 역할을 시켰던 짐바르도(Philip Zimbardo)의 ‘감옥 실험’. 선분의 길이를 맞추는 과제에서 다른 참가자(사실은 협조자)들이 모두 틀린 답을 말할 때 진짜 참가자의 반응을 살펴보는 애쉬(Solomon Asch)의 ‘동조 실험’. 심리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많이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사회심리학의 주요 실험들이다.

사회심리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레빈(Kurt Lewin)은 사람의 행동(B)을 이해하거나 예측하려면 그의 성격(P)뿐만 아니라 그가 처한 환경(E)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레빈은 이를 다음과 같은 방정식으로 나타냈다.B=f(P·E). 이는 행동이란 성격과 환경의 함수라는 의미다.

사실 많은 사람은 행동의 원인을 성격에서만 찾으려고 한다. 성적이 떨어진 학생에게는 ‘게을러서 공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원인을, 실수가 잦은 신입사원에게는 ‘조심성이 없는 성격 때문’이라는 원인을 갖다 붙인다. 그러나 공부를 열심히 했어도 성적이 떨어질 수 있으며, 공부를 못한다고 해도 그 이유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가정 형편상 공부할 시간이 도저히 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실수가 잦은 이유는 부하직원의 업무가 너무 과중하기 때문일 수 있으며, 새로운 직장환경 때문일 수도 있다. 이처럼 행동의 원인에 대한 상황의 영향력은 과소평가하고, 성격이나 소인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하는 오류를 ‘근본적 귀인 오류’라고 한다. 근본적이라는 말은 이러한 오류를 범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져있음을 의미한다.

사회심리학자들은 성격보다는 환경이 인간의 행동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주장한다. 따라서 제아무리 착한 사람이라도 밀그램의 복종 상황에서는 450V까지 전기충격을 줄 수 있으며, 제아무리 인간애가 넘치는 사람이라도 짐바르도의 감옥 상황에서 간수 역할에 충실해 죄수들을 통제하려고 하며, 제아무리 똑똑하고 줏대 있는 사람이라도 애쉬의 동조 상황에서는 모두가 말하는 틀린 답을 따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심리학은 이처럼 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현상들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을 취한다는 점에서 사회학과 혼동되기도 한다. 이를 다음처럼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우선 사회심리학이 ‘사회 속의 사람’을 연구한다면, 사회학은 ‘사회 자체’를 연구한다. 그리고 사회심리학은 ‘한 개인에게 미치는 환경의 영향’을 연구한다는 점에서 보통 ‘한 개인’을 연구하는 심리학의 다른 분야들, 특히 성격으로 사람의 행동을 설명하고 예측하려는 성격심리학과는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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