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 아침밥 사업, 우리 대학 도입 필요한가?
천원 아침밥 사업, 우리 대학 도입 필요한가?
  • 김진호 (정치외교) 교수
  • 승인 2016.05.03 20:58
  • 호수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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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는 먹고 싶은 것도, 해보고 싶은 것도 많다. 학창시절 경제적 궁핍으로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어보지 못하고 지낸 시기가 있다. 이 시기에 좋은 음식을 사주며 영화 한 편이라도 보여주던 지인들은 3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나의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 그들에게 빚지고 갚지 못하는 ‘마음의 빚’을 이고 살아간다. 이런 상대가 학교였다면 나에게 학교는 평생의 은인으로 남을 것이다.


먹고 싶은 것을 먹어보지 못하며 음식점 창안을 쳐다보며 침을 흘리던 나도 어느 때부터 용돈을 써가며 먹고 싶은 음식을 사 먹는 시기가 되었다. 언젠가 나는 학창시절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을 찾아 먹어보자는 결심으로 이곳저곳을 찾아 나의 정신적 배고픔을 달래려고, 과거 가보고 싶어 했던 가게나 혹은 그와 비슷한 유형의 식당을 찾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향수의 욕구를 만족하게 하려는 시도가 나를 만족시키지는 못했다. 나도 바뀌고 음식 유형도 바뀌고 오로지 추억 속의 기억만이 아름답다는 결론을 얻었다. 선행함에 있어 시간적 한계란 뚜렷한 것이다. 남들이 가장 절실하게 원할 때 그것을 제공하는 자는 많은 사람의 마음에 은인으로 남을 수 있다.


대학 시절 자장면을 먹고 싶어 대학 학보사 기자를 했다는 선배도 있다. 식당의 밥 짓는 냄새와 빵 냄새를 맡으면 거의 미칠 것 같아 거리를 달렸다는 친구도 있다. 남들이 좋은 음식 먹는 모습을 보며 고개를 돌리고 수돗가도 달려가 물을 마셨다는 젊은 시절 상처를 평생 갖고 사는 사람도 있다.


어른이 된 나는 내게 어려울 때 음식을 제공해주던 은인들을 위해 가끔 기도하며 선행을 하며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실행 없는 생각은 나의 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기에, 단지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베푸는 삶의 태도를 실행하려 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 소화력이 떨어지고 영양이 남아돌아 소식도 해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한다고 한다. 가끔 왜 나이들은 사람들은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항상 영양분이 필요한 젊은이들은 먹고 싶은 것을 먹기보다는 배를 채우기에도 급급한지 모르겠다.


가끔 아침 식사를 거르고 공부하거나 강의하면 공복에 에너지가 부족함을 느낀다. 천원 아침밥이란 주제에 대해서는 수요자와 공급자 그리고 제3자의 긍정적인 공감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학에서 미래를 꿈꾸며 공부하는 젊은이들에게 아름다운 카페테리아에서 적당한 가격에 영양도 공급하며 아름다운 정신적 양식을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이런 의미에서 어려운 자들에 희망을 주는 천원 아침 식사는 학생들에게 심신의 양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추진하며 검토해야 할 것들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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