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볼펜. 책은 책장 밖으로 나와야 한다

오늘날 독서의 의미 단대신문l승인2016.05.03l1410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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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30살 기준, 80살까지 살아가는 가상인물 한국인 A씨. 연구결과 A씨는 일평생 TV시청에 7년, 스마트폰 사용에 12년을 투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50년 중 19년을 미디어에 노출돼서 살아가는 셈이다. 이처럼 우리는 정보화라는 제3의 물결에 푹 빠져 있다.


그렇다면 같은 기간 동안 A씨가 책을 읽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책은 그 어떤 미디어보다 정확하고 뇌리에 남는 정보를 전달하는 지식의 보고이다. 하지만 놀라지 마시라, A씨의 독서시간은 합산해봐야 고작 10개월이다. 이는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시간인 330일과 맞먹는 수치다. 또한 2013년도 독서실태조사 결과,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10.2권이며 여가시간의 12.5%만이 독서에 투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이라면 ‘요즘 대학생들은 책을 참 안 읽는다’는 말을 지겹도록 들었을 것이다. 나름 전공책도 뒤적이고, 과제가 있을 땐 도서관도 애용하건만 왜 저런 질책을 받는지 늘 궁금했다. 독서하라는 외침이 일종의 잔소리처럼 여겨질 찰나 앞선 연구결과를 본 후 눈이 번쩍 뜨였다.


◇ 18세기에 구텐베르크의 혁명으로 값싼 인쇄술이 개발되기 전, 그야말로 지식의 불평등이 만연했을 때의 책은 일종의 권력이자 특권이었다. 종이에 찍힌 문자를 해독하는 법 역시 기득권층이 먼저 터득했다. 인쇄술과 활자가 보급돼서야 책은 일반 서민들에게도 읽혀져, 정치의 민주화와 경제의 산업화 같은 계몽이 진행됐다.
 

◇ 하지만 계몽의 수단이 넘치는 지금, 그저 “읽어라”는 막연한 외침보단 책의 쓰임새와 가치를 부각시켜 경쟁력을 살려야 한다. 저서 『동네도서관이 세상을 바꾼다』의 주인공인 일본청년 이소이 요시미스는 11평 방에서부터 시작해 일본 열도에 ‘동네도서관 운동’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그는 독서의 가치와 영향부터 독서법을 터득하지까지 끝없는 고민을 거듭했다. 그 결과 책이 아닌 ‘사람’에 초점을 맞춘 동네 도서관을 만들었다. 딱딱한 책장 속 책이 가지런히 꽂혀있는 기존 도서관의 모습이 아닌, 독서를 매개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새로운 ‘학연’을 만들 수 있는 곳.


동네 도서관은 거대한 책장이나 많은 책들이 없어도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 그저 책 한 권을 들고 일정 공간에서 얘기하고, 그 공간에 책을 기부하는 식으로 시작해도 된다. 누구나 동네 도서관의 주인이 될 수 있으며, 야외부터 병원·가정집·카페 심지어 치킨집 등 기상천외한 장소에서 출발할 수 있다.


◇ 책을 두고 소통하면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 등에 개의치 않고 평등한 관계가 형성된다. 때문에 보다 깊은 대화가 가능해져 일종의 치유효과를 누리게 된다. 이제 책은 책장 밖으로 나와서, 보다 깊은 소통의 메카에서 대화의 화두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먼지에 쌓여 싸늘하게 외면 받을 것이다.

<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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