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볼거리로 ‘선물’ 같았던 하루
풍성한 볼거리로 ‘선물’ 같았던 하루
  • 이상은 기자
  • 승인 2016.05.10 12:52
  • 호수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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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선(동묘앞역, 상수역)

6호선으로 여행을 떠난 지난 5일은 비바람이 몰아쳤던 전날과 달리 하늘이 맑았다. 구름 한 점 없고 살랑살랑 바람도 불어와 그야말로 여행가기 딱 좋은 날씨. 나흘 동안의 황금연휴를 맞아 여유도 가득했다. 일상에 지친 당신, 휴식이 필요하지 않은가? 혼자여도 상관없다. 여름을 맞이하기 전 봄의 끝자락을 마음껏 느껴보자.


어린이날을 맞아 나들이 나온 가족들과 커플들, 친구들로 지하철은 북적북적 만차다. 나들이객의 즐거운 웃음소리로 가득한 6호선의 첫 번째 목적지는 바로 동묘앞역에 있는 ‘동묘 구제시장’이다. 역을 나서자마자 가판대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가판대만 잘 따라가도 구제시장 곳곳을 누빌 수 있어 길치에게도 편리하다.

말 그대로 ‘구제’시장.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빈티지한 매력의 제품들이 눈에 띈다. 20대라면 모두 알 법한 고아라폰과 아이스크림폰부터 부모님 세대의 엘피판까지 추억의 물건으로 가득하다. 구제시장답게 옷을 파는 방법도 왠지 남다르다.

바닥에 가득 쌓인 옷 중 원하는 것을 골라 가면 끝!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요새 유행하는 스카쟌과 청재킷도 보인다. 잘만 뒤지면 ‘꿀템’을 건질 수 있으니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자. 만원 한 장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풀 코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도 착하다. ‘만원의 행복’을 이곳 동묘 구제시장에서 느껴본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상수역에 있는 ‘카페 갈라파고스’. 갈라파고스 하면 거북이가 생각나지 않는가? 그렇다. 이곳은 바로 거북이 카페다. 주문하고 음료를 기다리고 있으면 저쪽에서 거북이가 엉금엉금 기어온다. 생각보다 시크해서 용기 있게 내민 손쯤은 가볍게 무시하고 제 갈 길을 간다. 거북이가 왕인 이곳에서는 오히려 손님들이 길을 터줘야 할 정도다. 애니메이션에서 봤던 귀여운 ‘꼬부기’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둔탁한 등딱지와 주름진 목이 늠름하다. 거북이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 들러보길 추천한다.

▲ 갈라파고스 카페의 거북이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카페에서 멀지 않은 만화방 ‘즐거운작당’이다. 이곳저곳 다니느라 지친 몸을 휴식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오후에는 대기자가 생길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찾는다. 3천원에 한 시간, 1만5천원으로 일일권을 구입하면 온종일 이용할 수 있으니 머리를 잘 굴려볼 것. 어릴 적 보던 만화부터 최신작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 따뜻한 코타츠 속에서 간단한 주전부리와 함께 추억의 만화책을 펼쳐 들면 타임워프라는 기적을 체험할 수 있다.

▲ 만화방 ‘즐거운작당’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질 시간이다. 집순이인 기자의 몸은 조금 지쳤지만, 마음만은 여유로 가득하다. 친구들과 함께였다면 웃고 떠드느라 정신없었겠지만, 혼자 떠나는 길은 ‘느림의 미학’을 알려줬다. 홀로 떠났기에 더 많이 보고, 생각할 수 있었다. 평소보다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거리 가득한 설렘을 온전히 기자 홀로 만끽했다.


바쁘기만 했던 나에게 휴식을 선물하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6호선에 발을 올려놓아 보자. 떠나라, 당신! 빠져라, 6호선의 매력에!
 

/한/줄/정/의/
나 홀로 여행은 ‘느림의 미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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