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심리학 26. 상담심리학
당신의 심리학 26. 상담심리학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5.10 14:07
  • 호수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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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은 ‘미친 사람’만 받는 것이다?
▲ 출처: itrailnews.co.kr

상담이라고 하면 으레 심리학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상담과 심리학의 만남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상담은 학문이 아니라 실천영역으로 시작됐다. 사람들은 예로부터 철학자나 현자, 종교인과 교육자 등을 찾아가 자신의 문제에 대한 도움을 구했다. 이렇게 실천영역에서 출발한 상담이 하나의 학문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계기는 바로 심리학이다.

20세기에 정신분석을 필두로 다양한 심리치료 이론들이 나오며 심리학자들이 전문 상담가로서 활동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상담은 실천영역에서 학문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이론의 검증, 수정과 발전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상담이 심리학을 통해 하나의 학문으로 정립되기는 했지만, 상담을 공부하기 위해 반드시 심리학을 전공할 필요는 없다. 교육학이나 관련 전공(종교, 복지, 아동가족 등)에서도 배울 수 있다. 학문으로 정립된 상담을 다른 전공에서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심리학 전공이 설치된 대학의 수가 적고, 심리학 내에서도 상담이 차지하는 위상이 크지 않아 상담심리 세부전공이 없는 대학원도 종종 있다. 사실 상담심리가 심리학에서 시작된 분야가 아닐뿐더러, 과학으로서의 심리학과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 반면 대부분의 교육학이나 관련 전공엔 상담 세부전공이 있는 편이어서 공부하기 더 수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상담에 대해 갖는 오해는 크게 두 가지이다. 먼저 ‘상담’이라는 용어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상담을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간판이나 전단, 웹사이트를 보면 상담이라는 단어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투자상담, 연애상담, 신앙상담, 운세상담, 부동산상담, 고민상담, 보험상담…. 이러다 보니 상담심리를 전공한 전문 상담가들은 자신들의 작업을 ‘심리상담’이라고 표현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이렇게 보면 상담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정작 상담이 필요한 순간에는 상담자를 찾지 않는다. 그 이유는 소위 ‘미친 사람’만 상담을 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두 번째 오해다.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하고, 이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담을 받는다는 것은 기본도 안 돼있는, 의지력이 약한 사람임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심리학자들은 상담이라는 용어가 주는 거부감을 없애고자 다른 용어와 방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자문(Consulting)’과 코칭‘(Coaching)’이 그것이다. 자문과 코칭의 시작이 심리학자들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심리학자들이 개인과 기관을 대상으로 자문과 코칭으로 다양한 심리학적 도움을 주고 있다. 물론 상담과 자문, 그리고 코칭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으나,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용어 간의 명확한 구분은 어렵다. 용어와 방식이 어떻든, 혼자 괴로워하며 극단을 내달리는 것보단 전문 상담가에게 적절한 시점에서 적절한 도움을 받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현명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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