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혁명, 무관심에 자성이 필요할 때
4·19혁명, 무관심에 자성이 필요할 때
  • 이상은 기자
  • 승인 2016.05.24 09:45
  • 호수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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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사월도 알맹이만 남고/껍데기는 가라.//껍데기는 가라./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껍데기는 가라.’
우리 대학 출신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라는 유명한 시이다. 민족시인인 그는 시로써 우리 민족의 정서를 대변했다.


“부정선거 규탄한다, 규탄한다!”
4월이 되면 눈을 감아도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그림이 있다. 대학생들은 흰 천을 머리에 하나씩 두른 채로 ‘독재타도’와 ‘민족자주’라는 슬로건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직접 시위에 나섰다. 시위대의 무수한 총탄 세례와 무력탄압에도 굴하지 않았다. 피가 뚝뚝 흘러도 아픈지 몰랐다. 항쟁의 물결 속에 있던 사람들에겐 민주주의를 이루지 못한 것이 더욱 큰 아픔이었다.


4월 혁명 희생자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국립4·19민주묘지에서 희생 영령 199위를 모셨다.


기자는 본지 1409호 교양 면 ‘역사고백’의 취재차 이곳에 답사를 간 적이 있다. ‘자유·민주·정의’가 뿌리내리도록 한 몸 바쳐 희생한 애국 열사들의 숭고함이 가슴 속 깊이 느껴졌다. 국립4·19민주묘지에는 우리 대학 출신 故 김성수 열사도 안치돼 있다. 혁명 당시 영문과에 재학 중이던 1학년 학생이었다. 선봉에 나서 장렬히 전사한 그에게 잠시나마의 묵념을 통해 경의를 표했다.


이번호 보도 1면에선 ‘4월항쟁기념비’에 관한 취재가 이뤄졌다. 4월항쟁기념비는 김성수 열사를 비롯한 우리 대학의 4월 혁명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건립 당시에는 4월혁명계승주간이 마련돼 헌화식과 함께 여러 추모행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확고한 사명의식으로 불타오르던 그때와는 달리 지금은 조그마한 불씨도 찾아보기 힘들다.


4·19혁명이 갖는 의미와 상징에 비해 우리 대학 재학생들의 역사의식은 턱없이 부족하다. ‘민족사학’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사월항쟁기념비가 그저 학교 한구석에 있는 조형물이 된 현실이 한탄스럽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선열들이 목숨 바쳐 일궈낸 결과물이다. 불의에 대항한 민족 열사들의 부르짖음으로 가득 찼던 순간을 생각해본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만남 속에서 완성된다. 4·19혁명은 ‘미완성’의 혁명이라고는 하지만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 속에서 그 의미가 재해석 될 수 있다. 4·19혁명은 시민을 승리자로 규정한 최초의 시민혁명이다. 이를 통해 역사적 긍지를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완성’한 혁명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4·19혁명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곱씹어 보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앞으로의 역사를 일궈낼 주체인 만큼 선열들이 남긴 유산을 가슴속에 새기길 바란다. 민족사학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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