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심리학 27. 임상심리학
당신의 심리학 27. 임상심리학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5.24 13:31
  • 호수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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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숨 쉬는 응용의 심리학
▲ 출처: ucl.ac.uk

상담심리가 심리학의 외부에서 시작되어 중도에 심리학과 만나서 생긴 분야라면, 임상심리는 처음부터 심리학 내부에서 시작된 분야다. 1896년 ‘위트머’라는 심리학자가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 심리클리닉을 설립하면서 임상심리학이 시작되었다. 실험심리를 전공한 위트머를 임상심리학의 창시자로 만들어 놓은 것은 만성적으로 철자를 틀리는 한 소년이었다. 어느날, 이 소년을 지도하게 된 심리학과 학생이 조언을 얻고자 위트머 교수를 찾아왔다. 위트머는 소년을 직접 만났고, 검사와 관찰을 통하여 소년이 철자를 이중으로 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교정하는 안경을 맞춰 주고 소년의 수준에 맞게 다시 교육했더니 소년의 증상은 눈에 띄게 호전되었다. 이후로 위트머에게 학습과 행동에 문제를 보이는 아동들이 자주 의뢰돼 결국엔 심리진료소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임상’이라는 말은 실험 혹은 연구와 대비되는 표현으로, 실천 현장에서 병상에 누운 환자를 치료한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 응용이다. 의학에도 기초의학이 있고 임상의학이 있다. ‘기초의학’은 의학의 토대가 되는 해부학, 생리학, 생화학, 병리학, 약리학, 세균학 등을 가리키며, ‘임상의학’은 환자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을 가리킨다. 위트머를 비롯한 초기의 심리학자들은 모두 소위 기초심리학이라고 일컫는 실험심리학을 공부했다. 이들은 인간 정신세계의 구성과 본질에 대하여 실험하고 연구하는 일을 주로 했다. 위트머가 여기서 배운 지식과 연구결과를 현장에서 응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들은 때로 임상심리와 임상병리를 혼동하기도 한다. ‘임상병리’는 병원과 의학연구소에서 다양한 의학적 검사와 실험을 진행하는 의학의 한 전문분야다. 임상병리사를 만나려면 근처 내과에서 혈액검사를 신청하면 된다. 혈액을 채취해 검사하고 결과보고서를 의사에게 제출하는 사람이 바로 임상병리사이다. 두 분야를 혼동하는 이유는 임상심리사들이 정신과에서 검사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임상병리사가 내과에서 검사하듯이 임상심리사는 정신과에서 검사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의료인으로 알고 있기도 하다.

물론 임상심리학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심리검사이다. 심리검사는 임상심리학 발전의 초기에 임상심리학자의 중요한 업무였다. 그러나 위트머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하면 이에 따른 치료적 접근과 개입이 가능하다. 미국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임상심리학자들이 본격적인 심리치료에 나서기 시작하였다. 미국의 재향군인회가 퇴역군인들에게 심리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임상심리학자를 파트너로 삼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 연방공중위생국은 임상심리학자의 훈련과정을 지원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1950년대 이후에 정신분석 외에 다양한 심리치료 이론들이 만들어지면서 임상심리학자들의 심리치료에 대한 수요와 활동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임상심리학자는 크게 세 가지 영역에서 활동한다. 심리평가(검사)와 심리치료, 그리고 연구이다. 연구는 과학자로서의 정체성과, 심리평가와 치료는 전문가로서의 정체성과 연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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