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십시일밥 봉사 현장
[현/장/속/으/로] 십시일밥 봉사 현장
  • 설태인 기자
  • 승인 2016.05.24 15:16
  • 호수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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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한 끼를 베풀어줄 ‘공강 1시간’의 가치

지난 2014년 한양대학교에서 시작해 전국 대학으로 확산된 비영리 사회공헌 프로젝트 ‘십시일밥’은 공강 시간에 학생식당에서 봉사한 임금으로 식권을 구매하고, 학교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전달해 빈부격차를 완화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지난해 11월 우리 대학에서 첫걸음을 뗀 십시일밥 1기에 이어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십시일밥 2기 봉사자와 운영진을 만나봤다. <필자 주>

 

점심시간 한가득, 기분 좋은 분주함
오전 11시 55분, 진현기(경제·2) 씨는 “수업 마치겠습니다”는 교수의 말이 끝나자마자 혜당관 학생식당으로 달려간다. 여느 요일이라면 동기들과 점심을 먹으러 가겠지만 매주 월요일은 ‘십시일밥’의 봉사자가 된다. 봉사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숨 고를 새도 없이 유니폼을 갈아입고 모자와 장화, 앞치마까지 착용했다.

혜당관 학생식당의 십시일밥 봉사자들은 매일 점심시간 12시~1시, 1시~2시로 한 타임 단위씩 교대된다. 홀 정리 1명, 배식 도우미 2명으로 타임별로 총 3명씩 봉사자가 배정된다. 진 씨는 주로 식당 아주머니와 함께 배식 업무를 돕는다. 그는 “공강 시간을 이용해 취약계층 학생에게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취지에 공감해서 봉사에 참여했다”며 “학생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보람차다”고 덧붙였다.

봉사를 시작한 지 3주차인 김덕기(정치외교·3) 씨는 홀을 돌아다니며 식판을 나르고 사람들이 떠난 식탁을 닦느라 분주하다. 1시간의 작은 노력만으로도 많은 것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그는 “십시일밥 봉사는 일주일을 기분 좋게 시작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가장 붐비는 시간대인 오후 1시는 다음 봉사자들과의 재빠른 교대가 생명이다. 월요일 두 번째 타임 봉사자인 박효원(법학·2) 씨는 배식에 차질이 없도록 서둘러 일손을 보탰다. 바쁠 때는 한 사람이 밥, 국, 반찬을 모두 푸는 상황이 발생해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하지만 박 씨는 “식당 어머님들이 자식같이 대해주셔서 힘을 얻는다”며 밝게 웃었다.

어느덧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고 학생식당이 고요해졌다. 배식대를 닦고 유니폼을 가지런히 벗어놓으면 봉사는 끝이 난다. 고되기는 하지만 다른 학생에게 따뜻한 한 끼를 전달하기 위해 흘린 값진 땀방울 덕에 뿌듯하다.

십시일밥이 자리 잡기까지
매주 화요일 저녁엔 봉사자와 운영진이 모여 개선점이나 안건을 공유하는 정기회의가 진행된다. 십시일밥의 공동이사 차종관(경제·2) 씨는 “전공서적 기부 플랫폼인 ‘십시일권’과 지역 내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십시일담’으로 활동을 확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십시일밥의 운영진은 이사진을 비롯해 △사무처 △인사처 △물품처 △홍보처로 나뉜다. 공동이사 조중연(건축공·2) 씨는 출석률이 30%였던 십시일밥 1기를 회상했다. 봉사자는 급여를 받아 식권을 구매하는 계약형 아르바이트라서 출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 씨는 “꾸준한 교육으로 책임감을 강조하고, 엄격한 내규를 시행한 결과 이번 학기 4월 중순까지 출석률 100%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봉사자와 운영진 50명을 확보하고 웅비홀 학생식당까지 영역을 확장한 십시일밥은 1, 2기 활동을 통해 식권 약 850장을 마련했다. 이는 장학팀과 학생팀의 협력을 통해 우리 대학 기초생활수급자 60명에게 전달될 계획이다. 끝으로 십시일밥팀은 “학생의 힘으로 빈부격차를 해결해서 함께 좋은 삶을 누리는 가치가 교내에 퍼지기 위해선, 보다 많은 재학생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설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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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nos36@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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