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 시선 5. 애견카페

동물보호법 사각지대 속 불거지는 책임공방 전경환 기자l승인2016.05.24l수정2016.05.24 23:34l1411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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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장혜지 기자

● [View 1] 사고 피해자
강아지를 좋아해도 가정에서 키우기는 부담스러운 형편에서, 유독 강아지를 좋아하는 5살 아이를 데리고 애견카페를 찾았다. 혹여나 아이가 다칠세라 겁이 나 입구에서 한참 동안 강아지들을 살폈다. 문 앞에 큼직하게 적혀있는 ‘사람의 손길을 좋아하는 착한 아이들이에요’라는 문구에 안심하며 카페의 문을 연다.


입장 후 20분 경과, 카페를 가득 채우는 갑작스런 아이의 울음소리에 덜컥 심장이 내려앉는다. 한 강아지가 먹이를 주려는 아이의 얼굴을 물어버렸다. 아이의 얼굴에 큼직이 자리한 흉터도 속상하지만 무엇보다 어린 마음에 트라우마가 생길까 걱정이 크다.


겨우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카페 주인에게 책임을 물었다. 그런데 카페 주인은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는 말과 함께 보험처리를 해주겠다는 소리만 반복한다.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카페 주인은 사고처리보상과 관련된 명확한 기준이 없어 혼란을 겪고 있다는 말만 반복한다. 아물지 않은 아이의 상처를 볼 때면 무책임한 애견카페가 모두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위험성이 다분하며 사고 수습에 미흡한 애견카페, 이대로 운영해도 괜찮은가?

● [View 2] 강아지
카페 출입문에 설치된 알림종이 고된 하루의 시작을 알린다. 사람이 가장 많은 오후시간, 그동안 고된 훈련으로 배웠던 재롱과 장기를 보여줘야 한다. 오늘은 유독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휴식시간이 되자마자 많은 사람의 과한 손길 탓에 온종일 혹사당한 몸을 잠시나마 눕힌다. 스트레스로 빠진 수많은 털이 카페 구석구석 가득하다. 동료 강아지들도 더위를 먹었는지 함께 지쳐있다.


그러던 중 무엇인가 몸을 콕콕 찌른다. 게슴츠레 눈을 떠보니 나보다 작은 아이가 보인다. 먹이를 들고 서 있지만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다. 가라고 짖고 싶지만 짖을 힘조차 없다. 한사코 먹이를 거부하자 주위를 맴돌던 아이가 무심코 내 꼬리를 밟는다.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온몸이 쭈뼛거린다. 순간 방어본능에 휩싸여 나도 모르게 아이의 얼굴을 힘껏 물어버렸다. 아이가 찢어질 듯 울지만 안쓰러운 마음조차 들지 않는다. 사람들의 손길에 지쳐 신경만 날카로워질 뿐이다.

● [Report] 애견카페
우리나라에 애견카페가 생기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초반이다. 이후에 열기를 이어가며 요즘은 어디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7월 동물보호단체 ‘카라’가 실시한 ‘동물카페 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개, 고양이 등이 상주하며 음료나 음식을 팔고 있는 동물카페는 총 288개이며, 이중 개만을 다루는 애견카페는 총 191개로 66%라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문제는 앞선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아이들이 강아지를 학대해도 막을 방법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강아지들이 아이들을 공격하는 사고가 발생해도 책임 소재를 가릴 수 있는 가이드라인 역시 마련돼 있지 않다.


동물을 생산, 판매하려면 그에 알맞은 영업신고를 해야 한다. 하지만 애견카페는 일반 카페와 마찬가지로 휴게·일반 음식점으로 영업신고를 한 후 운영되고 있다. 때문에 정확한 수를 파악하기 힘들 뿐 아니라, 사건·사고 발생 시 처리할 수 있는 기준도 마련되지 않은 실정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동물카페법(동물보호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영업자는 정기적인 교육을 받아 동물보호 및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하며, 이는 반려동물 관련 영업인 동물카페, 동물보관·미용 등의 서비스업종에 모두 적용된다. 또한 운영관련 법적 근거나 지침이 없어 혼란을 겪었던 관련 영업자들을 위해 운영 가이드라인도 마련됐는데, 이 개정안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동물카페의 참된 목적은 인간과 동물의 행복한 공존이다. 하루 빨리 동물카페가 인간과 동물 모두가 행복한 문화의 터로 자리 잡길 희망한다.
 

전경환 기자 32154039@dankook.ac.kr

 


전경환 기자  32154039@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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