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종교단체 전도 극성, 외부인 출입제한 필요성 대두
이단종교단체 전도 극성, 외부인 출입제한 필요성 대두
  • 김수민 기자·남성현 수습기자
  • 승인 2016.05.31 15:47
  • 호수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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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 시 전도목적을 드러내지 않아 경계심 와해돼 / 세미나실 대여 후 강제 전도…학생팀, 실명제 도입
▲ 일러스트 이용호 기자

학칙상 외부인 출입제한이 없는 점을 악용해, 최근 우리 대학 천안캠퍼스에서 이단종교단체의 잇따른 전도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천안캠퍼스의 이단종교단체에 의한 피해신고는 연간 1건 이상이며 학내 전도활동 신고접수의 경우 매주 2건 이상을 기록한다.


현재 천안캠퍼스의 공식 종교동아리는 총 8개로, △CCC △마라나타 △익투스 △불교학생회 △IVF △예수전도단 △JOY선교회 △UBF가 있다. 해당 단체 외에는 외부 종교단체이며 주의를 요한다.


특히 이단종교단체의 경우 보통 자신들을 △대학생 연합 동아리 △무료 영어강의 강사 △우리 대학 재학생 △IYF(교내 기독교 동아리 IVF 사칭)로 소개한 후 설문조사와 불우이웃기부를 유도해 개인정보를 수집한다. 접근 시엔 공식 단체로 위장하거나 무료강의와 같은 학생들의 관심소재를 언급해, 학생들은 큰 경계심 없이 개인정보를 넘겨준다.


일반 종교단체와 달리 전도의 목적을 먼저 드러내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지난달엔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A(공공관리·2) 씨에게 20대 여성 4명이 학과를 물어보며 접근했다. 이어 A씨의 학과에 관심을 보이며 자연스레 함께 카페로 이동하던 중, 여성 한명이 조상신의 업보와 운명을 거론하며 15분 거리에 위치한 의식을 치르는 곳에 가자고 제안했다.


A씨는 “이야기가 깊어질수록 이상한 의식을 강요받았다. 이 경험으로 인해 순수한 목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까지 의심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토로했다.


그 외 지난 2013년에는 이단종교단체의 일원인 재학생 B씨가 조별과제 중 “프레젠테이션 연습을 할 수 있는 좋은 공간이 있으니 함께 가자”며 조원들을 종교 세미나실로 유도해 문을 잠그고 무단 전도활동을 강행했다. 논란이 일자 학생팀은 해당 조원들과의 개별면담으로 진상을 파악했고, 조원들의 요청으로 조를 재편성한 뒤 B씨를 훈방 조치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단종교 단체의 일원인 재학생이 세미나실을 대여해 전도하는 일이 종종 빚어졌다. 이를 막기 위해 현재 학생팀은 세미나실 대여 시 온라인 승인 후 학생팀을 방문해 신청서를 제출하는 ‘실명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팀 관계자는 “종교의 자유가 있지만 강제성을 띠는 전도활동은 학내에 있을 수 없다. 학교가 모든 외부인을 직접 제재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기에 학생들 스스로가 경각심을 갖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현재 직접적인 피해신고사례 외에도 재학생들이 공공연하게 외부 이단종교단체로부터 피해를 받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적절한 대책이나 관련 학칙도 마련되지 않은 실정이다.


한편, 서울대학교 무신론 동아리 프리싱커스(Free Thinkers)에선 학내 종교전도거부를 위한 ‘전도퇴치카드’를 만들어 화제가 됐다. 우리 대학 기독교 동아리 CCC 고영민(심리·3) 회장은  “전도퇴치카드가 생긴 것에 대해 충분히 공감한다. 맹목적인 전도가 아닌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 후 전도 하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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