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심리학 29. 긍정
당신의 심리학 29. 긍정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9.06 11:23
  • 호수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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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살고 싶다면? 긍정하라!
▲ 일러스트 장혜지 기자

어느 날 길을 가다가 깜짝 놀랄만한 발견을 했다. 많은 사람이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다닌다는 것이다. 주먹을 꽉 쥐고 뭔가에 쫓기듯 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은 단단히 화난 사람이 싸우러 가는 폼이었다. 끊임없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의 전형이 아닐까.

사람은 본래 행복보다는 불행에, 즐거움보다는 고통에 민감하다. 왜 그럴까? 진화심리학자들의 말을 빌리면 긍정적 측면보다는 부정적 측면에 더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누구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건강할 때보다는 병에 걸렸을 때 자신의 몸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투자를 해서 이익을 볼 때보다는 손해를 볼 때 신경을 더 많이 쓰지 않던가.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긍정을 키우려 하기보다는 부정을 없애거나 줄이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이렇게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 삶이 긍정으로 가득 찰 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나 최근 심리학 연구결과는 부정을 없애려 하기보다는 긍정을 살리라고 말한다. 긍정을 살릴 때 얻는 이득은 상상 이상인데, 그중 하나는 ‘수명’이다.

미국 켄터키대학교의 심리학자 ‘대너(Deborah Danner)’와 동료들은 가톨릭 수녀 180명을 대상으로 젊은 시절의 긍정 정서와 수명의 관계를 연구했다. 이들은 모두 1930년(평균 22세)에 종신서원을 하면서 자기소개서를 제출했다. 연구자들은 자기소개서에서 다음처럼 긍정 정서와 부정 정서를 분류했다.

긍정 정서: 성취, 즐거움, 만족, 감사, 행복, 희망, 흥미, 사랑, 안도감
부정 정서: 분노, 경멸, 혐오, 무관심, 두려움, 슬픔, 수치

자기소개서의 긍정·부정 정서가 과연 수명과 관련이 있었을까? 놀랍게도 긍정 정서를 많이 드러낼수록 노년기(75~95세)의 생존 확률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85세까지 생존한 비율은 긍정 정서를 많이 드러낸 집단이 90%였지만, 적게 드러낸 집단은 34%뿐이었다. 무려 2.5배 정도 차이다. 젊은 시절의 긍정 정서가 60년 후의 수명을 예언한다는 사실이 놀랍기 그지없다.

긍정 정서의 영향은 수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심리학자들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사회적 성공과 대인관계의 즐거움, 신체 건강 및 정신 건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삶에서 부정보다는 긍정에 초점을 맞춰보자. 물론 스트레스받을 일이 많고, 힘들고 괴로울 때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더 애써서 즐겁고 행복하게 웃을 일을 찾아보아야 한다.

지금 거울에 비친 당신의 얼굴을 보라. 어떤 인상인가? 혹시 미간을 찌푸리고 있지는 않은가? 길 가다가 누구와 부딪히기라고 하면 바로 싸울 태세는 아닌가?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든 좋다. 웃을 일을 찾아보자. 금방 허무하게 끝날 쾌락 말고 행복과 감사, 즐거움과 충만함을 느낄 일이 무엇이 있을지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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