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증후군
햄릿 증후군
  • 승인 2016.09.06 19:39
  • 호수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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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성에 의한 선택이 아닌 나의 선택을 하자

 

쭒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우유부단함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햄릿>의 동명 주인공. 햄릿은 오늘날 여러 선택 상황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타인에게 선택을 맡기는 사람을 일컫는 ‘햄릿 증후군’이라는 신조어로 다시 태어나 우리 삶을 대변하고 있다.


물건을 살 때, 점심을 먹을 때 뭘 선택해야 할지 고민만 하다 시간만 보낸 경험이 다들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시중에서는 햄릿 증후군과 관련된 책들이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고, 햄릿 증후군을 노린 마케팅이 성행하고 있다. ‘정보’가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닌 끊임없이 비교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쭒 전문가들은 이러한 햄릿 증후군의 원인으로 과잉 정보 속 선택의 습관화를 꼽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 다양한 매체의 발달로 정보의 양은 많아졌지만, 정보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자신과 맞는 정보를 찾기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햄릿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은 대학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바로 동아리 활동, 대외활동, 학과 공부 등 다양한 선택지 위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 가장 효율적인 것이 무엇인지, 효율적인 것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끊임없이 정보를 모으다 결국 선택 장애에 빠져 타성에 의해, 대세에 따른 선택을 하게 된다.


쭒 정보를 수집하는 것, 대세에 따르는 것을 폄하할 생각은 없다. 다만 정보를 수집할 때 중요한 부분을 간과해선 안 된다. 바로 ‘나 자신’과 ‘결과가 있기까지 과정’이다. 정보를 모을 때 가장 먼저 모아야 할 정보는 바로 ‘나 자신’에 대한 정보다. 오늘날 입시·취업 위주의 교육은 특정한 집단이 정해놓은 정답에 맞춰 생각하도록 만들었고 나 자신에 대한 물음을 경시하는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선택에 따른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에게 충분한 물음과 성찰을 던지고 나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자. 그래야 특정한 집단에 맞춘 선택이 아닌 나에게 맞춘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상태나 취향, 목표 등을 고려하지 않고 수집한 정보는 결정을 방해만 될 뿐이다.


쭒 나아가 정보를 수집할 때 좋다, 나쁘다 식의 단편적인 결과만 수집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정보를 쏟아내는 개인의 취향이 각자 다른 만큼 정보 속에 담긴 결과도 제각각이다. 이는 선택 시 혼란을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 주목해야 할 정보는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내용’이다. 그 과정과 내용을 수집해야 나에게 맞는 정보를 찾을 수 있을 것이며 햄릿 증후군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彬>

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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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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