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 장애학생과 여행 떠난 ‘아띠랑’ 팀원들
특별인터뷰 | 장애학생과 여행 떠난 ‘아띠랑’ 팀원들
  • 설태인 기자
  • 승인 2016.09.27 11:11
  • 호수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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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친구 되는 여행, 함께 떠나요”
▲ 아띠랑 팀과 장애학생들이 출발 전 서울역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유난히 무더웠던 지난 여름, 우리 대학 특수교육과·수학교육과 학생들이 모여 특별한 여행을 떠났다. ‘친구들과 보내는 특별한 여행’이라는 테마로 4명의 장애학생들과 함께 울산과 문경, 단양 곳곳을 둘러보고 온 것. 지난 4월 ‘Romantic 31’에 선정된 아띠랑 팀의 이홍목(수학교육·4) 팀장과 우준명(특수교육·3) 팀원, 주영남(특수교육·3) 팀원을 만나 8박9일(7월 26일~8월 3일)간의 여정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애인도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라며 운을 뗀 그들. 장애인 단체에서 봉사하던 이 팀장에게 한 장애학생 학부모가 “장애인 대상의 장기여행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권유한 것이 이번 여행의 시발점이 됐다. 이후 취지에 공감하는 우리 대학 학생 6명이 모여 팀을 꾸리고, 순우리말로 ‘친구’를 뜻하는 ‘아띠랑’이라고 이름 지었다.


이후 팀원들은 평소 자원봉사를 다니던 기관에 연락해 4명의 장애학생을 모았다. 울산·문경·단양으로 여행지를 선정한 뒤, 일정과 예산을 짜고 사전답사를 진행하느라 쉴 틈 없는 1학기를 보냈다는 그들. 이 팀장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캠프나 체험 프로그램은 많지만, 여행을 가는 경우는 드물다”며 “비장애인의 인식개선과 장애인의 다양한 경험 쌓기를 목적으로 여행을 기획했다”고 전했다.


여행을 기획하면서 힘들었던 점을 묻자 이 팀장은 “장애인 대상의 캠프는 많지만, 여행을 가는 경우는 거의 없어서 참고할만한 사례가 부족했다”고 대답했다. 우 팀원  또한 “특히 경로선정이나 안전문제의 경우 평소보다 2~3배 이상 꼼꼼하게 기획해야 했다. 장애인들과의 여행에는 어느 정도 제약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체계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매주 3시간 이상 회의를 진행하면서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지난 7월 26일 울산시 울주군 ‘복합웰컴센터’ 방문을 시작으로 아띠랑의 여행은 첫걸음을 뗐다. 이후 외고산 옹기마을, 고래 생태 체험관, 도담삼봉 등 다양한 명소를 찾았다. 여행지를 배경으로 기차놀이를 하는 영상을 찍거나 펜션에서 바비큐 파티를 즐기는 등 친한 친구와 함께 간 것 마냥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그들. 세 사람은 “가기 전에는 걱정스러운 부분도 많았지만 즐기면서 여행하다 보니 어느새 서로에게 가족 같은 존재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여행 중에는 격렬하게 달려들던 십리대밭의 모기떼나, 잠시 한눈판 사이 장애학생이 사라지는 등의 우여곡절도 많았다. 하지만 저녁 시간에 장애학생들이 먼저 워크북을 만들자고 제안하고, 여행 중인 팀원들을 발견한 다른 장애학생의 학부모가 “다음 여행에는 우리 아이도 참여시키고 싶다”고 얘기하는 등 뿌듯한 순간이 더 많았다.


현재 아띠랑 팀은 오는 겨울방학 중 두 번째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으며, 다음달 9일까지 여행에 함께 할 장애학생들을 모집한다. 세 사람은 “이번 여행이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된 것 같다”며 학생들의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설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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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nos36@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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