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로움의 가치에 초인종을 울린 의인

인 안치범 .l승인2016.09.27l1415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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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새벽 4시 서울 마포구 어느 원룸 CCTV. 한 남자가 건물에서 급히 빠져나온다. 남성은 전화를 한 뒤 잠시 망설이다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CCTV 속 남성은 그 후 다시 건물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채 5층 건물 옥상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고, 11일 뒤인 지난 20일 숨졌다.


영상 속 주인공은 ‘초인종 의인’이라고 불리는 안치범(28) 씨. 안 씨는 당시 건물에 불이 난 것을 발견하고 급히 대피해 119에 신고한 뒤 다시 건물로 들어가 자고 있던 이웃들을 깨웠다. 5층 건물 21개의 원룸 문을 일일이 두드리며 ‘일어나세요, 불이 났습니다’라고 외친 그. 주민들을 모두 대피시킨 뒤 정작 본인은 뜨거운 문을 두드리느라 손에 화상을 입고 옥상 입구에서 유독가스에 질식해 쓰러진 채 발됐다.


 안 씨의 죽음은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던져준다. 사건을 접하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안타깝다는 것이다. 요즘 세상에 누가 그런 희생을 알아줄까.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유공자들은 생활고를 못 이겨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있고, 동시에 의로움의 가치도 현실에 밀려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 동시에 입장을 바꿔 생각해 봤다. 나라면 다시 건물로 들어갈 수 있었을까? 스스로 수차례 물음을 던져봤지만, 건물로 다시 들어간다는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배움을 실천하는 사람이라면’이라는 생각이 든다. 배움의 목적을 자신의 안위만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삼는다면 진정한 배움이라 할 수 있을까. 배움은 실행과 적용으로 완성되고 우리는 이타적인 삶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배우는데 말이다. 다시 생각해본다. 안 씨 같은 사람이 2명이었다면 모두가 살았을 확률이 높아졌을 것이고 그런 사람이 많을수록 그 확률은 100%에 가까울 것이다. 더 나아가 안 씨가 들어가기 이전에 건물 내 스프링쿨러가 잘 작동됐다면, 그런 위험은 애초에 없었을 것이다. 꼭 위험 상황을 맞이했을 때 의로움을 발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 내가 하는 일부터 양심에 따라 의롭게 하면 된다. 의로움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인이 되는 세상, 의로움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 안치범 씨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彬>


.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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