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한발, 명중탄이 될 것인가 오발탄이 될 것인가

전경환 기자l승인2016.09.27l1415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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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청탁 금지법

6년 전 대한민국은 ‘벤츠여검사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여검사가 남성 변호사로부터 사건청탁을 받으며 금품을 수수한 사건이다. 여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이 둘은 연인관계라고 주장해 ‘무죄’ 판결을 받게 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뇌물에 대한 기준을 확실히 정립하는 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영란 전 권익위원장이 이런 법안을 추진하게 되면서 ‘김영란법’이라고 불리게 됐다.


김영란법의 정확한 명칭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다. 법 적용 대상자와 접촉하는 사람들이 부정청탁을 하거나 금품을 건넬 경우 처벌을 받는다는 점에서 전 국민이 법 적용 대상자가 된다. 김영란법에 대한 핵심 사실을 정리하자면 첫째는 부정청탁금지이며, 두 번째는 금품수수금지이다. 즉 법의 대상자가 자신의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 청탁하는 행위를 할 경우 처벌 대상이 돼 부정청탁을 받은 자는 그것을 신고할 의무가 발생하며 제안을 받을 시 처벌 대상이 된다.


논란 끝에 ‘청탁금지법’이 합헌 판결이 났지만 시행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첫 번째 논란은 국회의원에 대한 예외규정이다. 김영란법 제2장 부정청탁의 금지 등 제5조의 예외 규정 중 ‘선출직 공직자, 정당, 시민단체 등이 공익적인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거나 법령·기준의 제정·개정·폐지 또는 정책·사업·제도 및 그 운영 등의 개선에 관해 제안·건의하는 행위’는 예외로 규정한다. 이 규정으로 인해 선출직 공직자, 즉 가장 청렴하고 진실해야 할 국회의원이 자신들을 위한 예외규정을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과 과연 이 규정이 정당하게 적용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을 사고 있다.


두 번째 문제는 법원의 업무 가중으로 인한 ‘재판의 질’ 문제이다. 전국에서 본안사건 접수가 가장 많은 서울서부지법의 경우 판사 1인당 처리사건이 1천건 이상으로 이미 과중한 수준인데 김영란법 시행으로 인해 상당한 수준의 업무 가중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게다가 다가오는 28일에 시행되는 법안을 재판할 매뉴얼도 완성되지 않았다. 또한 객관적인 재판 기준이 존재하기보다는 사건의 경위와 당사자의 주장에 기초해 심리한 뒤 재판을 해야 하는데 세부 규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공정한 재판이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다.


국내 잘못된 청탁, 금품 수수 등 부정부패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규제 또한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허점과 한계로 부실한 상태의 김영란법은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국민으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잘못된 접대문화를 바꾸기 위한 첫발이 되는 ‘청탁금지법’이 내일 시행된다. 좋은 취지의 법안이나 많은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 한발이 섣부른 한발이 되기보다는 확실한 한발이 될 수 있도록 확실하게 보완해야 한다.

정슬기(동물자원·1)


전경환 기자  32154039@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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