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지하철 여행 ⑬ 3호선 (충무로역, 정발산역)
나홀로 지하철 여행 ⑬ 3호선 (충무로역, 정발산역)
  • 남성현 기자
  • 승인 2016.11.08 13:26
  • 호수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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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감성이 고픈 그대를 채워줄 워킹투어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중간고사가 드디어 끝이 났다. 학창시절, 고작 4일만 겪어도 녹초가 되었을 중간고사를 2주씩이나 버틴 당신. 다 그만두고 떠나고픈 마음을 몇 번이고 억눌렀던가! 지금 이 순간 자유의 몸이 된 당신은 떠날 권리가 있다. 추운 날씨에 겁먹지 말고 몸을 단단히 싸매고 당장 문밖으로, 거리로 나가자. 지친 마음과 바닥난 감성을 채울 시간이다.

▲ 스트리트 뮤지엄 ‘조폭 F4’

충무로역 4번 출구에서 조금 걷다보면 어디선가 나타난 4명의 괴한이 당신을 기다린다. 험상궂게 생긴 이들은 이른바 ‘조폭 F4’. 이들의 옷차림과 시선, 행동은 가지각색이기에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들과 마주했다면 당신은 이미 ‘스트리트 뮤지엄’의 한복판에 서 있는 것! 스트리트 뮤지엄에는 총 8개의 미술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골목길을 따라 걸으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랜 시간 작품들을 감상하다보면, 찬 공기 탓에 따뜻한 커피 한 잔이 간절해진다. 그래서 공짜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을 준비했다. 각각의 미술작품 해설판에는 스탬프가 설치돼 있는데 안내 팜플렛에 8개 작품의 스탬프를 찍어 스트리트 뮤지엄 안내소에 제시하면 무료로 커피를 받을 수 있다. 커피도 마시고 작품 감상도 하는 일거양득의 기회를 놓치지 말길.

 

▲ 남산골 한옥마을

스트리트 뮤지엄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연속성’이다. 커피를 마시겠다는 일념으로 작품을 찾다보면 ‘남산골 한옥마을’이 아름다움을 뽐내며 모습을 드러낸다. 스트리트 뮤지엄 작품 일부는 한옥마을 내부에 위치해 자연스럽게 한옥마을에 들어서도록 유도한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전, 꼭 들러야 할 곳은 바로 ‘충무로영상센터’다. 충무로역 통로에 길게 위치한 이곳은 총 5개의 섹션이 마련돼 있다. 그 중 아카이브에는 다양한 종류의 서적과 DVD가 준비되어 있어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또한 아카이브 뒤편에는 칸막이로 이루어진 개인 DVD 열람실이 있어 의자에 편하게 앉아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아카이브가 질린다면 바로 옆에 있는 갤러리로 이동해 다양한 미술작품을 둘러보자. 수준급 실력을 갖춘 예술가들의 다채로운 작품들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이 외에도 28석의 작은 극장은 약간의 대관료를 지불하면 친구들이나 가족이 모여서 독립영화들을 감상할 수 있다.

 

▲ 일산 호수공원

충무로역에서 아름다움을 충분히 맛봤다면, 이제는 감성을 채울 차례. 정발산역에서 약 10분간 걷다보면 ‘일산 호수공원’을 찾을 수 있다. 막 단풍이 진 일산 호수공원에는 가을의 정서가 서려있다. 호수를 따라 설치된 그네 의자에 잠시 앉아 호수를 바라보며 사색에 잠겨보고, 울긋불긋한 낙엽이 깔린 바닥을 카펫 삼아 단풍나무 아래 테이블에 앉아보자. 적막한 호수를 바라보며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 머릿속에 학점도, 과제도, 근심도 아득히 멀어져간다.

 

▲ 일산 호수공원 ‘풍차 도서관’

일산 호수공원의 야경은 훔치고 싶을 만큼 아름답다. 곳곳에 켜진 주황색 가로등의 불빛 길 아래로 천천히 걷다 보면 일산 호수공원의 소소한 재미인 ‘풍차 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나무로 이루어진 5평 남짓한 내부에 노란빛 은은한 조명이 더해져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차가운 가을바람을 피해 통나무 풍차의 아늑함에 취해보자.


친구들과 술 한 잔 기울이며 흥겹게 노는 것도 좋지만, 때론 아늑한 장소를 천천히 거닐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좋다. 다음의 도약을 위해 한번 쉬어가는 의미에서, 나 자신에게 휴식을 선물해 보는 것은 어떨까.

남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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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potter@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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