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公)과 사(私)

한경호(전자전기) 교수l승인2016.11.08l수정2016.11.08 20:04l1417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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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위 최순실 게이트 사건을 보면서 공(公)과 사(私)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본다. 우리 생활의 모든 일에는 공적인 면과 사적인 면이 있으며 이를 구분하기란 쉽기도 하지만 어려운 경우도 많다.


학창시절, 과대표는 MT를 가기 위해 학우들의 돈을 모아야 한다. 그런데 현장을 미리 답사하다 보면 교통비, 식사 등 경비가 들기 마련이다. 이때 평소 내 돈으로 갈 때 교통편, 식사와 소위 공금으로 갈 때 교통편과 식사가 차이가 날 수도 있다.
 

내 마음속에는 두 가지 마음이 있다. ‘학우를 위해 내가 봉사하는 건데 평소보다 좋은 교통편, 식사하는 것은 당연하다’와 ‘아무리 학우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지만 평소와 같은 교통편과 식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학우들도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 할 수 없다. 결국 과대표 자신이 정하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게 되는 경우 회사에서 사용하던 프린트 용지를 집에도 가져다 쓰는 것에 대해 ‘집에서 회사 일을 하는 데 사용하니 좀 가져가면 어때’라는 생각과 ‘그래도 나 개인의 일에 회사의 용지를 가져다 쓰는 건 좀 아닌 것 같다’라고 할 수 있다.


나라의 살림을 맡게 되는 경우 누군가 국가의 사업을 할 것인데, 이왕이면 내가 잘 알고 믿을만한 사람에게 맡기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국가의 사업은 공적인 일이고, 내가 아는 사람은 사적인 관계다. 공과 사는 목적뿐 아니라 절차와 방법이 모두 일관돼야 하며 공과 사를 구분하는 기준이 엄연히 있다.


공과 사의 구분은 대체로 사회의 법과 규칙, 그리고 개인의 양심에 따른다. 이런 법과 규칙은 사회구성원이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도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는 공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 효율보다는 적법이 더 중요한 것이다.


모든 일을 처음 맡을 때는 공과 사의 구분을 위해 비교적 엄격한 판단을 하게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지위가 높아지면서, 그 판단 기준에 사견이 섞이면서 공과 사의 구분이 스스로도 모호해지고 사적인 의견이 더 강해질 수 있다. 그래서 항상 초심자의 마음을 갖자고 하는 것이다.


소위 관행이라는 것은, 사실 부당한 것을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정당화하려는 핑계에 불과하다. 관행도 안 들키면 다행이요, 들키면 불법이라면 우리는 윤리를 다시 가르쳐야 한다. ‘ 올바로 살아라’가 아니라 ‘들키지 마라’가 될 것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자신 중심의 이중 잣대 역시 공과 사를 모호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번과 같은 불행한 일을 보면서 나 자신은 과연 저런 위치가 되었을 때 저런 행동을 하지는 않을까 하는 강한 경계심으로 성숙하면서도 초심자의 마음을 갖자고 말하고 싶다. 그러면 공과 사를 구분하기 다소 쉬워지지 않을까?


한경호(전자전기) 교수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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