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도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l승인2016.11.15l1418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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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6월 닉슨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기획하던 비밀공작반이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가 있는 워싱턴의 워터게이트빌딩에 침입해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경비원에 발각돼 체포됐다. 체포된 범인들은 끝까지 단순절도임을 주장했고 경찰의 조사와 FBI의 수사가 이뤄지자 닉슨은 사건을 축소·은폐하기 위한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지의 기자였던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 기자는 지속적으로 사건을 파헤쳐 엄청난 사건의 전모를 밝혀내게 된다. 


두 기자는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과 접촉했지만, 권력의 힘을 두려워한 나머지 침묵했다. 두 기자는 이에 굴하지 않고 관련자를 찾아 탐문하고, 온종일 기다리기도 했다.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매일 수백 통의 통화를 했다고 한다. 취재하느라 많은 고생을 했으나 이를 기꺼이 감수하며 수집한 작은 정보를 바탕으로 사건의 희미한 윤곽을 파헤쳐 나갔다. 


악이 있는 곳에 정의가 있듯이 두 기자의 노력과 결정적인 제보로 사건전모가 밝혀졌고 닉슨 대통령은 선거방해와 무마공작 등 법을 위반한 사실로 1974년 8월 하원 사법위원회에서 대통령탄핵결의가 가결됨에 따라 대통령직을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


서슬이 퍼렜던 유신독재 시절 민주주의 사수를 위해 앞장섰던 언론에 대해 많은 국민은 성원을 보냈고 언론사수를 위해 투쟁했던 많은 언론인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전두환 정권 시절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박종철 학생을 불법 체포해 고문하다가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을 기억해본다. 공안당국의 조직적인 사건은폐 시도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끈질기게 취재해 고문사건의 진상을 폭로했고 이는 6월 항쟁의 주요한 계기가 된다. 언론이 제 역할을 다함으로써 우리나라 민주화의 초석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우리 언론은 어떠한가? 지상파는 보도통제를 하고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를 한직으로 내몰았다. 또한, 소위 보수신문이라는 언론들은 정권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양산하고 사건의 본질을 외면하면서 불신과 갈등을 양산하고 있다. 권력은 언론을 휘어잡고 언론은 권력에 기생하며 언론의 역할을 등한시한 채 이익 추구에만 몰두하는 모양새다.


최순실 사태는 본질적으로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결국 국정을 파탄지경으로 몰고 간 것은 우리 언론의 무능함과 나태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일부 언론에서 워싱턴포스트지와 같은 결연함을 보여주어 국가의 기강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천금의 기회를 얻은 것만 해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번 최순실 사태가 워터게이트 사건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우리 언론들은 읍참마속의 결기로 국가의 썩은 환부를 도려내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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