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유언비어에 휘둘리는 캠퍼스, ‘대신 말해주는’ 커뮤니티의 명과 암

설태인·이영선 기자l승인2016.11.15l수정2017.11.27 11:38l1418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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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장혜지 기자

캠퍼스 구분 누락·허위 제보로 피해 잇따라
운영진 측, 올바른 커뮤니티 형성위해 노력할 것

 

■ 대신 말해주는 커뮤니티 문화
이승준(철학·2) 씨는 매일 저녁 페이스북 페이지 ‘단국대학교 대나무숲(이하 단대숲)’을 모니터링하는 일이 취미다. 익명 커뮤니티는 흥미로운 뉴스와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고, 학생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공론장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본지에서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우리 대학 재학생 137명을 대상으로 가장 자주 이용하는 우리 대학 커뮤니티를 조사한 결과 1위는 단대숲(44.5%), 2위는 ‘단국대학교 대신 말해드려요(이하 단대말)’(26.3%)로 나타났다. 두 커뮤니티 모두 학생들의 제보를 익명으로 게시해주는 페이지로, ‘좋아요’ 수 1만5천개 이상을 보유하며 하루 평균 30~50건 이상의 게시글이 올라온다.


대신 전해주는 커뮤니티 문화는 2012년 출판업계의 내부고발을 위해 만들어진 ‘출판사 옆 대나무숲’을 시작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현재 페이스북에는 200여개의 대학 관련 대나무숲·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가 개설돼 있다. 페이지의 운영진마저 제보자를 알 수 없기에 자유로운 제보가 가능하고, 접근이 용이해 이용자들의 원활한 소통·교류가 이뤄지는 점이 특징이다.


제보 내용은 주로 △학교 관련 문의 △고민·고충 △행사 홍보 △학내 문제 고발 등이다. 이렇듯 대신 전해주는 커뮤니티는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고 학생들의 소통과 공감을 끌어내는 등의 순기능이 존재하지만, 익명 이용자의 제보를 대신 게시하는 과정에서 오해를 빚기도 한다.


■ 사실관계 확인되지 않은 정보, 피해 가져와…
지난 9월 단대숲에는 “학교 앞 D음식점을 고발한다. 음식에서 구더기가 나왔다”는 내용의 제보가 게시됐다. 아울러 같은 달 23일에는 해당 음식점 아르바이트생의 불성실한 태도에 대한 제보가 올라왔다. 제보자는 “아르바이트생이 주문을 잘못 받아놓고 손님에게 욕설을 했다”고 설명했고, 해당 게시글에는 170개의 좋아요와 1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제보의 불똥은 엄한 곳으로 튀었다. 두 번의 제보 모두 죽전점과 관련된 내용이었지만, 캠퍼스가 구분되지 않은 제보로 인해 천안점까지 피해를 본 것이다. D 음식점 천안점 사장은 “캠퍼스 구분이 안 된 글이 연속적으로 올라오면서 월매출이 반으로 줄어드는 피해를 봤다”며 “죽전점에서 사과의 의미로 음료를 제공한다는 글을 올렸는데, 많은 학생이 천안점으로 오해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11일과 12일에는 “군기를 잡는 동아리 코디악베어즈의 실력과 실적에 의문을 던진다”며 “실적이 아닌 인기투표를 거쳐 해당 동아리를 중앙동아리로 승격시킨 중앙동아리위원회는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의 제보가 연달아 올라왔다. 그러나 해당 게시글에서 언급된 동아리의 군기문화와 인기투표 방식의 중앙동아리 승급심사는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코디악베어즈 지용준(경영·2) 회장은 “그동안 부원들이 나이나 기수에 상관없이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배려했고, 군기가 있었다면 다른 대학 미식축구부에 비해 많은 인원이 들어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앙동아리 승격에 대해 “친분이 아닌 실적발표를 통해 객관적인 점수를 받은 결과”라며 “공적인 커뮤니티에 허위제보로 동아리의 이미지를 깎아내린 행위에 대해 정식적으로 사과 받겠다”고 밝혔다.


■ 건강한 공론의 장 마련 위해 다양한 대안 모색
이처럼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제보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지만, 커뮤니티 운영자 입장에선 모든 제보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무분별한 제보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단대숲은 △특정 인물 저격·사칭 △종교 및 정치적 성향이 짙은 경우 △자극적인 성적 묘사 등을, 단대말은 △특정 개인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이나 인신공격 △초상권 침해 △장난성 제보의 경우 필터링을 통해 게시하지 않고 있다. 또한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의 제보는 운영자 회의를 거쳐 게시여부를 결정한다.


단대말 운영자는 “필터링을 거쳐도 운영자의 주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으며, 모든 학우를 만족하게 하기는 어렵다”며 “커뮤니티 제보로 인해 불미스런 일이 생길 경우 관리자에게만 비난이 돌아온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단대숲 운영자는 “커뮤니티에 대한 근거 없는 루머가 퍼질 때 힘들다. 맹목적인 비난이나 특정 이념의 강요는 지양해주길 부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두 커뮤니티 운영자는 “커뮤니티가 건강한 공론장이 되도록 운영자들이 많은 고민과 회의를 한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입 모아 강조했다.


또한 지난 4일 단대숲 운영진은 D 음식점 사태에 대한 사과문을 게시했다. 운영진은 사과문을 통해 “해당 제보의 캠퍼스를 구분하지 않은 이유는 캠퍼스 구분이 통합캠퍼스라는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보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임의로 제보를 수정하는 것을 지양하려 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현재 단대숲은 제보함에 캠퍼스 구분에 관한 내용을 추가해 추가적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대처할 계획이다.


한편, 과도한 필터링이나 제보가 제때 올라오지 않는 등의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7월에는 ‘단국대학교 어둠의 대나무숲’이 등장했다. 현재 페이스북에는 30여개 대학의 어둠의 대나무숲 페이지가 운영 중이며, 기존의 대신 전해주는 커뮤니티와 달리 별도의 필터링 규제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 김하나(커뮤니케이션) 교수는 “온라인 공간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사실이 아니라 해도 빠른 속도로 전달되는 속성을 지닌다”며 “이용자들의 숙고와 성숙한 의견 표현이 필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설태인·이영선 기자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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