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국외 정세를 살펴야 할 때다

.l승인2016.11.22l1419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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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태가 국내외의 산적한 문제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 현지 시각으로 지난 17일, 미국의 차기 대통령 당선자인 도널드 트럼프와 발 빠르게 회동을 했다는 소식에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지 않을 수 없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인해 앞으로의 국제 정세가 요동칠 것이 명백한데도,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가시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않은 채 여전히 최순실 사태라는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최순실 사태가 몰고 온 파장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다. 통수권자를 능가할 정도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작태는 후진국에서도 벌어지기 어려운 기이한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최근, “역사는 세치 혀로 바뀌는 게 아니다. 위안부 역사 문제와 같은 국내용 외교에 천착할 게 아니라 일본 재무장, 미국과 중국, 러시아 간의 갈등이 동북 아시아의 장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제대로 정세를 읽어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시의적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금과 같은 국내 문제가 터지기 전부터 이미 박근혜 정부는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 참석 문제 및 사드 배치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군사, 외교 문제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정이 이와 같다면, 앞으로의 동북아 질서의 재편에 앞장서기는커녕 제대로 대응이나 할 수 있을 것인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사정이 이와 같다면 일본의 재무장이 상징하는 동북아 세력 재편 과정에서 우리가 어떻게 처신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며, 특히 남북 관계에 있어서도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동맹국인 미국을 설득할 수도 있어야 한다. 바로 이것이 각국의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지는 워싱턴에서 대한민국이 미국 주류 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짐으로써, 독도 영토 주권뿐만 아니라 위안부 보상 문제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최 전 장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이유다. 


따라서, 국제 사정이 이렇게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에도 정치권을 포함한 우리 국민의 모든 관심이 여전히 최순실 사태의 규명에만 쏠려 있는 최근의 상황이 심각하게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최순실 사태가 몰고 온 파장이 크다 하더라도, 정치권이 지금과 같이 당리당략에만 치중하면서 국민의 이목을 이번 사태로만 몰고 있는 지금과 같은 대처 방식이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남은 한 마리의 토끼마저도 놓치고 마는 우를 범할까 심히 우려된다.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사실 최순실 사태의 윤곽은 이제 어느 정도는 밝혀진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그러므로 여야를 막론하고 잘잘못을 가리는 일은 검찰과 사법부의 몫으로 넘기고, 우리 모두 각자의 일을 성실하게 수행해 대한민국이 국제적 흐름에서 낙오되지 않도록 정치권이 앞장서주기를 기대해 본다.


.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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