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심리학 35. 특권과 의무
당신의 심리학 35. 특권과 의무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 승인 2016.11.23 11:37
  • 호수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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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주인이 될 것인가, 노예가 될 것인가
▲ 일러스트 장혜지 기자

주인과 노예는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주인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여유가 있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선택한다. 반면 노예는 주인의 명령대로 살아야 하기에 자신이 원하는 바를 추구할 수 없다. 즉 주인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지만(Can), 노예는 시키는 것을 해야 한다(Should). 주인의 삶은 특권으로 가득 찼고, 노예의 삶은 의무로 가득 찼다.

당신의 삶 속에는 특권이 많은가, 의무가 많은가? 특권이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행복하고 즐거워하지만, 의무를 감당해야 하는 사람들은 불평과 불만을 쏟아낸다. 학생들은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사실 공부란 학생의 의무가 아니라 특권이다. 공부를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보라.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공부만 할 수 있는 때가 좋았지’라며 과거를 그리워하는 어른은 또 오죽 많은가. 또 직장인들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 역시 의무가 아니라 특권이다. 일을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 있는가? 돈 때문이 아니라 일 자체가 주는 즐거움을 잊지 못해서, 은퇴한 후에도 일을 하려는 노인이 적지 않다.

“밥 먹어라! 언제 밥 먹을 거야? 안 먹기만 해봐!” “빨리 자! 안자고 뭐 해? 너 안 잘 거야?”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너무 많이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부모들의 잔소리를 들으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레 밥과 잠을 의무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밥과 잠이 의무인가, 특권인가. 부모가 차려주는 밥상과 깔아주는 이불은 자녀에게 의무가 아닌 특권이다. 어디 가서 공짜로 밥을 얻어먹고 잠을 자겠는가!

따지고 보면 우리 삶의 모든 것은 의무가 아닌 특권이다. 물론 늘 기쁘고 즐겁지만은 않을 수 있지만, 스스로 원해서 하는 것임을 잊지 말자. 말도 바꿔보자. 자신도 모르게 ‘해야 한다’는 말을 사용하지는 않는지 살펴보자. 그리고 ‘해야 한다’를 ‘할 수 있다’로 바꿔 말해보자.
·나는 가족을 위해 설거지를 해야 한다.
→ 나는 가족을 위해 설거지를 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축복이다.
·나는 동료를 위해 야근을 해야 한다.
→ 나는 동료를 위해 야근을 할 수 있다.
누군가를 배려한다는 것은 그 사람보다 여러 면에서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나는 부모님에게 안부 전화를 해야 한다.
→ 나는 부모님에게 안부 전화를 할 수 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안부 전화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모든 것은 당신의 선택이며, 당신의 특권임을 잊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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