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문화in 133. <뮤직드라마> 당신만이

당신만이 유일한 내 사랑이었음을… 김아람 기자l승인2016.12.06l수정2016.12.06 12:37l1420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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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jhaf.or.kr

20대인 우리는 결혼에 대한 나름의 환상을 안고 산다. 사랑하는 동반자와 한평생을 보내는 것, 생각만 해도 낭만적이고 아름답지 않은가! 그런데 여기 “인생은 실전이다, 꼬마들아!”라고 외치는 작품이 있으니, 바로 뮤직드라마 <당신만이>다.

무뚝뚝한 남편 ‘강봉’과 쌈닭기질 충만한 아내 ‘필례’는 경상도 출신 부부다. 결혼 5년 차, 필례는 오늘도 제사 때문에 등골이 휜다. 한 해에 치를 제사가 무려 8번이라니! 귀찮다 투덜대는 남편을 여차여차해서 짐꾼으로 끌고 오는 데 성공했다. 시장에서 제사상에 차릴 음식을 장만하던 필례는 50원이라도 아껴보려는 마음에 콩나물 아줌마와 실랑이를 벌이는데, 강봉은 그런 필례가 부끄럽기만 하다. “그만해라!” “내가 부끄럽나?” 싸움은 좀처럼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속상한 필례는 급기야 “이건 사기 결혼이다! 이혼하자!”고 외치며 제사상에 올릴 정종을 원샷하고 만다. 이 부부, 처음부터 심상치 않다.

결혼 12년 차에 접어든 부부 사이에는 곧 중학교에 입학하는 딸이 둘 있다. 친구가 아들 늦둥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들은 강봉은 부러움에 몸부림친다. 급기야 강봉은 “딸만 둘 있으니 왠지 허한 것 같다”, “아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필례를 유혹하기 시작하는데. 오늘따라 휘영청 달은 왜 이리 둥글며, 운동하는 필례는 어찌나 관능적인지. 과연 강봉은 소원대로 40대 끝자락에 늦둥이 아들을 볼 수 있을까?

한편, 강봉과 필례의 맏딸 ‘은지’에겐 결혼하고 싶은 남자 ‘영석’이 있다. 사랑을 속삭이는 알콩달콩한 연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절로 웃음이 피어오른다. 하지만 영석에겐 자폐증세가 있다. 당연하게도 부모님 눈에는 영석이 못 미덥기만 하고, 금쪽같은 딸의 남편으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데. “엄마는 아빠가 완벽해서 결혼했어? 나만 행복하면 되잖아!” 마냥 착한 딸이었던 은지의 반란이 시작된다.

어느덧 결혼 37년 차, 두 사람의 머리 위에도 성성한 서리가 내려앉았다. 몸이 불편한 필례를 휠체어에 앉히고 공원 이곳저곳을 산책하는 강봉. 세월이 흘렀어도 강봉은 버럭이, 필례는 변덕쟁이인 것은 변함없지만 서로를 위하는 애틋함은 더욱 깊어졌다. 극 후반부의 “진정 당신만이 사랑이었다”는 절절한 강봉의 고백은 객석을 울음바다로 만들기 충분했다.

<당신만이>는 누구나 공감할만한 가족 이야기와 90년대의 대중가요를 매개로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온다. 음악이 스토리를 만났을 때 그 감동과 전율은 배가 된다. ‘Honey’, ‘동반자’ 등의 곡을 신나게 따라 부르며 손뼉 치다가도 ‘조율’,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등의 노랫말을 듣고 있노라면 어느새 눈물이 차오른다.

강봉과 필례의 희로애락은 우리네 부모님의 그것과 닮아있다. 연인 같다가도 웬수 같은 게 부부라고, 이젠 정(情)으로 산다고들 말씀하시지만 사실 정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 아닌가 싶다. 바쁜 일상에 잠시 잊고 있던 가족의 존재와 고마움을 다시금 일깨우고 싶은 당신에게, 한바탕 웃고 눈물지으며 인생을 노래하고 싶은 당신에게 아낌없이 추천한다. 대학로 한성아트홀 제2관에서, 전석 4만원.


김아람 기자  lovingU_aram@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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