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 인 캠퍼스 1.모네 〈아르장티유의 다리〉
캔버스 인 캠퍼스 1.모네 〈아르장티유의 다리〉
  • 단대신문
  • 승인 2017.03.0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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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 빛으로 진동하는 환상적인 회화
▲ 모네, <아르장티유의 다리>, 1874, 캔버스에 유채, 60x80cm

모네 회화의 특징이 잘 살아있는 인상주의 회화의 걸작이다. 1874년에 그린 이 그림은 세느강이 흐르는 아르장티유의 다리가 보이는 풍경을 그린 것이다. 아르장티유는 파리에서 가까운 외곽도시인데, 모네가 특히 좋아하여 1년 동안 집을 빌려 그림을 그린 적도 있는 곳이었다.


화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누구보다도 민감하게 느끼고 그가 받은 감동적인 울림을 색채와 형태의 개성적인 표현을 통해 그림으로 구현시키는 사람이다. 일반인들이 막연하고 모호하게 느끼는 아름다움을 화가는 섬세하고 풍부하고 깊이 있게 포착해, 우리에게 자연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이 그림에서도 모네는 그가 느낀 풍경의 독특한 울림을 개성적이고 환상적인 화풍으로 펼쳐 보이고 있다. 강물에 비치는 흰 구름이 뜬 푸른 하늘과 돛을 내리고 떠있는 요트들, 강 건너 펼쳐진 공기를 머금은 녹색의 숲과 다리, 풍경 속 대상들이 주의 깊게 구성되어 미묘한 색채의 구사 속에서 완벽한 조화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서양미술사에서 인상주의 화가들은 최초로 야외에 나가 현장에서 그림을 그리고 완성시킨 사람들이었다. 모네도 이 그림을 풍경을 직접 보고 야외에서 그렸다. 그래야 순수한 시각적 감동을 살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화가들은 안다. 화실에서 그린 풍경은 실제로 야외 현장에서 보고 그린 풍경에 비해 감동이 죽어버린다는 사실을.


모네의 이 그림에선 붓터치가 생생하게 살아있다. 전통적인 아카데믹한 그림에선 붓터치는 감춰지고 대상의 재질감이 드러나야 했는데, 모네는 그런 전통을 거부한 것이다. 자연에서 느낀 색채의 순수성과 화가의 즉흥적 필촉을 살려 모네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자연이 얼마나 환상적인 세계인가를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그림에서 특히 인상적인 것은, 미묘한 색채의 붓터치로 이루어진 짧은 선들이 수없이 그어져 빛으로 진동하는 투명한 강물이다. 강물은 비춰지는 모든 대상을 미묘한 색으로 분해해 환상적인 빛의 울림을 화면 전체에 은은히 퍼지게 하고 있다.


임두빈(문화예술대학원) 교수,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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