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연재를 시작하며
① 연재를 시작하며
  • 장두식(일반대학원 초빙교수)
  • 승인 2017.03.08 23:02
  • 호수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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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가까웠던 나라 헝가리

헝가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뭘까? 여성 듀오 다비치의 뮤직비디오 ‘또 운다 또'를 떠올리는 사람은 아마 최근에 부다페스트 여행을 다녀온 사람일 것이다. 이 뮤직비디오는 부다페스트의 상징인 세체니 다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1956년 반소 자유혁명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김춘수 시인의 시 작품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의 배경이 된 헝가리 혁명이 벌써 60주년이 되었다. 1999년이라는 세기말적인 분위기에서 나온 롤프 슈벨 감독의 영화 <Gloomy Sunday>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살 교향곡’이라고 불리는 영화의 주제가 ‘Gloomy Sunday'의 선율을 기억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런 헝가리는 우리 단국대학교와 매우 친숙한 나라다. 헝가리를 대표하는  국립 ELTE 대학교(Eotvos Lorand Tudo manyegyetem), 부다페스트 공대(Budapesti M'szaki es Gazdasagtudomanyi Egyetem), 세멜바이즈 의대(Semmelweis Egyetem)가 모두 우리 자매대학들이다. 이들 대학과 교환교수 파견과 학생교류 그리고 공동 학술세미나 등 활발한 교류를 통하여 헝가리에서 우리 대학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또한 우리 대학 한국무용단이 부다페스트에서 2014년과 2016년 두 차례의 공연을 펼쳐 한국 무용의 아름다움을 헝가리 청중들에게 각인시켜 주었다. 헝가리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K-pop과 K-drama의 원천이 어디에 있는 가를 알려 준 공연이었다.   

그런데 단국인들, 아니 한국인들에게 헝가리는 아주 먼 나라처럼 인식되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이라는 공간적인 거리감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한국과 헝가리는 국교 수립 이전에는 직접적인 교류나 교역이 없었다. 하지만 헝가리인들의 조상인 머저르인들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이주한 아시아계이기 때문에 신화와 전통문화에서 우리 문화와 많은 친연성을 가지고 있다. 근대 이후,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국인과 헝가리인은 밀접한 교류를 했는데 대부분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89년 한국과 헝가리 수교 이후에도 우리에게 헝가리는 아직까지 먼 나라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앞으로 실릴 글은 한국과 헝가리의 인물 교류에 관한 에세이들이다. 필자는 식민지 한국 농민들을 일본인과 중국인들 보다 귀족 같다고 칭송한 헝가리 민속학자 버라토시 베네데크나 음악가 안익태와 근대무용가 최승희 같이 의외의 인물들이 헝가리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사실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는 우리의 백지와 같은 헝가리 지식을 좀 더 숙성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알고 보면 헝가리는 그렇게 먼 나라가 아니다. 알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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