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 인 캠퍼스 3. 에드워드 호퍼 <밤샘하는 사람들>

도시의 빈 거리에 드리워진 빛과 그늘의 공간적 울림으로 현대인의 공허한 내면을 표현하다 단대신문l승인2017.03.21l수정2017.03.21 10:49l1423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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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워드 호퍼, 밤샘하는 사람들(Nighthawks), 1942, 캔버스에 유화, 76.2x144cm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1967)는 미국의 현대미술 속에서 독특한 개성을 보인 화가이다. 그는 특정 유파에 속한 화가가 아니라 독자적인 시각으로 도시와 자연을 응시하고 그로부터 느낀 내적 감흥(感興)을 사실적인 표현방법으로 그려낸 화가였다. 

그가 주로 그린 것은 도시의 모습이었다. 20세기 도시의 삶의 한 단면들을 담담하게 응시하는 호퍼의 그림들은 강렬한 인상으로 우리의 눈길을 끈다. 담담한 듯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호퍼의 시선에 의해 우리는 현대를 사는 우리 삶의 실존적인 문제를 응시하게 되기 때문이다. 

호퍼의 그림은 아름답고 회화적인 격조가 있다. 풍부한 색감에 의한 빛과 그늘의 효과, 독특한 구성미는 호퍼가 말하고자 하는 내적 주제를 빛나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여기 소개하는 작품 <밤샘하는 사람들>에서도 호퍼 회화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어둠에 싸인 적막한 도시의 밤거리에 카페의 불빛만이 거리를 비추고, 환하게 불 켜진 카페 안에선 중절모에 정장 차림의 남자 두 명과 한 여인이 커피잔을 앞에 놓고 생각에 잠겨 앉아 있다. 환하게 불 켜진 카페 안에도 밤의 적막이 스며들어 인물들 주위로 침묵만이 흐른다. 거리의 적막과 함께 사람들을 감싸고 흐르는 고독감과 소외감. 이들은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저마다 자기의 내면 속에 유폐되어 있는 존재들이다. 

오르테가 이 가세트(Ortega y Gasset)가 현대를 ‘대중의 시대’라고 말할 정도로 20세기 들어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었는데도 인간의 내면은 오히려 더욱 고독해 지고 소외감 속에 놓이게 되었다. 철학자 하이데거(M. Heidegger)는 이러한 현대인들을 비본래적인 상태의 현존재(現存在)라고 하였고, 야스퍼스(K. Jaspers)는 실존이 없는 현존재라고 하였는데, 호퍼는 이러한 실존적 응시를 그의 작품 <밤샘하는 사람들>에서 보여주고 있다. 

도시의 빈 거리와 건물에 드리워진 빛과 그늘의 미묘한 공간적 효과를 심리적 울림으로 전환시켜, 실존을 망각한 현대인들의 공허한 내면을 깊은 인간애로 응시하고 있는 호퍼의 걸작이다.

임두빈(문화예술대학원) 교수,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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