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돈·돈 기획 上. 과학생회비 투명성 부족, 신뢰도 하락, 문제제기 지속의 악순환에 빠진 과학생회비

취재팀l승인2017.03.21l수정2017.03.21 16:31l1423호 3면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학생회비는 학교 운영에 쓰이는 등록금과 달리 학생 자치활동에 사용되는 돈이다. 우리 대학의 경우 학생회비를 매 학기 자치기구 운영을 위해 징수되는 총학생회비와 과 자치기구 운영을 위해 매년 1학기 초에 징수되는 과학생회비로 규정하고 있다. 

총학생회비는 등록금 고지서에 포함되어 같이 징수된다. 때문에 회비를 내지 않은 학생을 별도로 확인하기 어려워 따로 내도록 강요할 수 없다. 우리 대학의 경우 죽전캠퍼스는 매 학기 7천원, 천안캠퍼스는 매 학기 1만 2천원의 총학생회비가 책정되어 있다. 
반면 과학생회비는 각 학과의 학생회장이 집행부를 통해 직접 걷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과학생회비의 금액은 학과별 자율에 따르기 때문에 0원부터 40만원까지 그 범위가 매우 넓다. 또한 학생에게 개별적으로 통보되기 때문에 내고 싶지 않아도 마지못해 내는 학생도 많다는 문제점이 뒤따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 대학 페이스북 커뮤니티 ‘단국대학교 대나무 숲’에는 매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과학생회비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다. 개강을 앞둔 지난 2월부터 3월 10일까지 단대숲에 올라온 학생회비 관련 제보는 총 32개이다. 
제보 내용은 주로 ‘과학생회비를 부담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추가 비용이 생기는지 의문이다’, ‘ 확실한 쓰임새를 공지하지 않아 믿을 수 없다’, ‘4년 치 학생회비를 한 번에 충당하기 힘들다’는 등 과학생회비에 관한 부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렇듯 학생자치와 학생사회의 발전을 위한 목적으로 걷어지는 과학생회비는 언제부터인가 미운털 같은 존재가 돼버렸다. 

 

#총학생회비에 비해 약한 통제장치
가장 큰 문제는 과학생회비에 대한 통제 장치가 총학생회비에 비해 약하다는 점이다. 총학생회비의 경우 총학생회비가 포함된 예산안을 사전에 제출하고 대의원총회를 통해 예산안 심의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대략적으로 어떻게 쓰이는지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예산 집행 이후에는 감사위원회의 회계감사처리가 진행된다.  
반면 과학생회비의 경우에는 총학생회비와 달리 대의원총회를 통해 예산안 심의 승인을 받는 절차가 없다. 대신 각 학과는 예산안 양식을 개강총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제시하는 방식을 취한다. 하지만 이 역시도 의무는 아니기 때문에 개강총회를 통한 예산 공개를 실시하지 않더라도 외부에선 별도로 확인 할 방법이 없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학생 자치기구의 감사를 담당하고 있는 총대의원회가 학과 예산안에 관여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따라서 현재 감사위원회는 과학생회 측에서 집행했다고 말한 금액과 영수증이 일치하는지만 확인하고 있다. 
이처럼 과학생회비는 총학생회비에 비해 예산 투명성이 확보 되지 않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자연스럽게 과학생회비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신입생 A씨는 “학기 초 과학생회비를 내라는 선배들의 권유가 있었지만 내지 않았다”며 “4년 치를 한꺼번에 걷는다고 하면서 상당히 큰 금액을 요구했는데, 정확한 쓰임새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했다”며 과학생회비의 투명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비쳤다.
이에 대해 죽전캠퍼스 총대의원회 신지용(법학·4) 의장은 “과학생회비 관리가 총대의원회의 주요 업무는 맞다. 하지만 죽전캠퍼스에서 총대가 부활한지 4년 밖에 되지 않은 터라 예산 집행 이전 예산안을 심의하고 승인하는 등 구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 영역 확보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학생회비 감사와 관련해 보다 투명성을 확보하려고 노력 중에 있다”고 전했다. 
천안캠퍼스 총대의원회 금정길(영어·4) 의장은 “학생들의 과학생회비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단과대의 과학생회비 사용 내역을 공개한다. 소속 학과 학생이라면 언제든 과학생회비 사용 내역 열람이 가능하다”며 “악용의 우려가 있는 만큼 보다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있어 학생들의 걱정을 덜 것”이라고 밝혔다.

▲ 회계감사 결과 예시

 

#4년 치를 한꺼번에 걷어 
소득이 없는 대학생의 입장에서 볼 때 4년 치 과학생회비로 내는 돈은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그렇다면 학생들에게 부담이 됨에도 불구하고 왜 무리하게 4년 치를 한 번에 받는 것일까. 바로 납부율 때문이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학과 학생회비 납부율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해 대다수의 학과들은 갓 입학한 신입생에게 4년 치 학생회비를 선납하도록 하는 관행을 이어가고 있다. 때문에 비용에 대한 부담은 신입생에게는 큰 것이다.
분할 납부를 허용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는 비단 학생들의 비용부담만이 아니다. 4년 치 과학생회비를 한꺼번에 받다보니 자퇴생이나 전과생이 과학생회비를 돌려받지 못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지난달 12일 SNS상에는 전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과학생회비를 돌려받지 못했다는 내용의 제보가 올라왔다. 제보자는 “전과생이 되면서 다른 학과에 소속됐다. 원래 소속됐던 학과의 과학생회비의 일부를 환불받고 싶었으나 학생회 규정상 불가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전과로 인해 더 이상 옛 학과에서 생활하지 않게 되는 것인데 돈을 환불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신 의장은 “납부한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것은 이전부터 문제가 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중앙운영회를 통해서 과학생회비를 반납 받을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세웠고 각 학과에 전파했다”고 전했다. 또한 “해당 규정은 올해 신입생인 17학번부터 의무화 된다. 다만 여유가 있다면 그 이외의 학번도 적용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금 의장은 “과학생회비 환불에 있어서 별도로 정해진 규정은 없지만, 자퇴시 금액을 측정한 후 환불처리 해주고 있다”며 “다만 오래됐거나 사유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환불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강요된 침묵, 과학생회비 납부는 필수인가
앞서 언급했듯이 과학생회비는 주로 4년 치를 몰아서 받기 때문에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걷히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학기 초 과학생회비를 내는 것은 학생 개인의 선택 여부에 달려 있지만, 과학생회비를 내지 않은 학생들에게 직·간접적인 압력을 행사하는 등 자발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 실제로 2010년 서울 소재의 한 대학에서는 과학생회비 미납자 명단을 학회실 복도에 내걸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과학생회비를 내는데 있어 외압은 없었냐는 질문에 대해 천안캠퍼스 예술대학에 재학 중인 B씨는 “강압적이진 않았으나 다함께 모인 자리에서 학회비에 대해 자주 언급하며 입금한 학생들을 거론해 입금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것 같은 부담감이 컸다”며 “선배들과의 관계가 틀어질까 두려워 적지 않은 금액임에도 불구하고 입금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죽전캠퍼스에 재학 중인 C씨 역시 “15만원의 학생회비를 냈다. 학과 행사 때 계좌번호가 적힌 종이를 나눠주며 학생회비를 내야 한다는 뉘앙스를 풍겼다”며 “선배들의 암묵적인 압박에 당연히 내야하는 것으로 인지했다”고 말해 일부 신입생들이 과학생회비를 내는데 있어 압박감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예산 투명성, 인식 개선 필요… 아직은 갈 길 멀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과학생회비. 그렇다면 해결책은 없을까. 이에 대해 죽전캠퍼스 학생팀 관계자는 학생회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학생팀 관계자는 “과학생회장이 안내문을 전달해 학생회비에 대한 정확한 목적과 쓰임새를 공지하거나 과학생회비 집행시 교수 서명을 받는 방법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투명함과 청렴함을 가진 학생회비 사용은 학과 학생들의 복지를 늘리고 더욱 많은 참여를 유도해 선순환을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죽전캠퍼스 총대의원회는 대의원 역할에 대한 인식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 의장은 “대의원이 과학생회에 속해서 겸직을 하고 있는 상황이 해결돼야 한다. 대의원이 과학생회에 소속된 상황 속에서 과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학칙을 통과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현재 대의원들의 인식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대의원 메뉴얼을 만들고 워크숍을 진행한 것도 그 일환”이라고 전했다. 
천안캠퍼스 총대위원회는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 및 기준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올해부터 과대표의 서명을 받은 감사서 작성, 매학기 각 학과 종강총회 공개 회계감사를 실시한다. 또한 기존의 회계감사 문제 적발 시 2회까지 경고, 3회 적발 시 사업비 몰수였던 시스템에서 2회 경고 시 식대를 몰수하기로 하는 등 징계가 보다 강력해졌다.  
한편 타 대학의 우수 사례도 존재한다. 경상도에 위치한 A대학은 2010년부터 학생회 측과 협의해 과내에서 자체적으로 4년 치 학생회비를 걷던 것을 전면폐지하고 대학에서 매 학기마다 학생회비를 직접 수납해 관리하도록 했다.  
학기별 학과 학생회비를 총학생회비와 마찬가지로 등록금 고지서에 포함시켜 대학에서 납부 받은 뒤 학과별로 예산을 교부하게 한 것이다. 또한 투명성과 안정성 확보를 위해 사용경비에 대해 정산과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모든 학생 행사에 교수의 임장지도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취재팀  dkdds@dankook.ac.kr
<저작권자 © 단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단대신문 소개디보이스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126번지  |  Tel : 031-8005-2423~4  |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안서동 산29번지 Tel : 041-550-1655
발행인:장호성  |  주간:강내원  |  미디어총괄팀장:정진형  |  미디어총괄간사:박광현  |  미디어총괄편집장:양성래  |  편집장:김태희  |  청소년보호책임자:김태희
Copyright © 2017 단대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