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그림의 애니 인사이드 <2> 어른들의 사정으로 사망한 마법소녀 이야기

<요술공주 밍키> 단대신문l승인2017.03.21l수정2017.03.21 17:07l1423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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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술공주 밍키. 이 캐릭터를 아시는 분들 있으신가요? 이 작품은 우리가 태어나기 훨씬 전인 1982년에 만들어진 작품으로 그 세대 아이들에겐 아이돌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당시 이상적인 만화란 아이들이 만화를 보며 아름다운 꿈을 꿀 수 있는 작품을 뜻했습니다. 약 10년 전의 만화잡지 점프의 <원피스>, <나루토> 등에서 ‘해적왕이 되겠다’, ‘닌자 마을의 두령인 호카게가 되겠다’고 부르짖는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요술공주 밍키>의 기본적인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하늘에 존재하는 ‘페나리나사’라는 왕국은 인간들의 꿈과 희망을 에너지원으로 삼아 돌아가는 독특한 왕국이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자신들의 소중한 자원인 인간이 꿈과 희망을 잃어버리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이 왕국의 왕과 왕비는 딸 밍키와 그녀의 동료들을 지구에 파견해 인간들이 잃어버린 꿈과 희망을 다시 얻을 수 있도록 도우라는 미션을 내리게 됩니다.
 

하지만 실상은 소녀들에게 장난감을 팔아먹기 좋은 마법소녀물을 의뢰받은 제작진이 관련 스토리를 짜본 적 없는 ‘슈도 다케시’라는 각본가에게 만화를 의뢰하고, 그가 본래 구상했던 이야기의 주인공을 소녀로 바꿔 마법소녀 스타일로 고친 것이 바로 <요술공주 밍키>입니다. 밍키는 꿈과 희망을 잃은 아이들을 돕기 위해 그 직업에 맞는 어른으로 변신하여 꿈을 이뤄주는 활동을 했습니다.
 

▲ 밍키의 변신 장면

그렇다면 요술공주 밍키는 그저 어린이들만의 아이돌이었을까요? 이 이야기는 ‘어른이 되면 뭐든 할 수 있겠지…’라는 아이들의 희망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보기 시작했지만 밍키의 시청률이 10%대를 찍을 정도로 수많은 어른 팬마저 합류하게 됐습니다. 그저 수위 높은 밍키의 변신 장면 때문이었을까요? 전혀 아니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둡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연출했고, 완성도가 높은 작화로 다듬어졌기 때문이라는 게 옳은 답일 겁니다.
 

그렇게 밍키를 좋아하게 된 어른들은 비싼 비디오나 디스크를 구매하면서 만화의 제작에 공헌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만화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되는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요술공주 밍키>의 마지막 장면, 밍키가 마법도구를 악당에 의해 파괴당하고 마법의 힘을 잃은 뒤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장면입니다. 왜 국민 만화라고 칭송받던 만화가 이렇게 끝나게 된 걸까요?
 

많은 시청자의 호응에도 불구하고 완구의 매상이 크게 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완구 회사는 밍키의 스폰을 일방적으로 끊어버렸습니다. 결국 만화는 제작비 문제로 조기 종영을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만화에 애착을 가졌던 제작진은 자신들의 사비를 털어서 몇 화를 연장시키지만 결국엔 완구 회사에 대한 앙갚음으로 스폰서였던 완구회사의 마크가 붙어있는 트럭에 밍키가 치이는 것으로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그렇게 끝이 나나 싶더니 다시 해당 완구회사로부터 갑자기 스폰이 재개됩니다. 제작진들은 이에 크게 당황했습니다. 주인공을 이미 죽여버렸고 마무리를 짓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주인공 밍키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장면

이제 와서 죽은 밍키를 살릴 순 없었기에 결국 밍키를 환생, 인간으로 부활했다는 스토리로 이어나갑니다. 여기에 또 한 가지 반전이 있습니다. 이 엔딩엔 제작진들의 앙갚음이 담겨있었지만 사실 밍키가 죽는 것은 각본가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만화의 전개가 자신들이 원하는 것처럼 되지 않았기에 차라리 활동 무대를 바꾸고 어떻게든 제대로 결말이 날 수 있게끔 해보려는 시도였던 것이죠. 이런 시도 덕분에 밍키는 인간으로 환생하게 됐고 이번엔 제작진들이 원했던 대로 사람들의 꿈을 빼앗아가는 악몽 같은 존재들과 싸우는 내용이 전개됩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에 ‘어른이 돼도 뭐든지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만화는 하락세를 맞이합니다. <요술공주 밍키>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처럼 보이지만 그 안엔 꿈과 현실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주제는 만화 속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진행 중이었죠. 이들의 결말은 꿈을 꾸는 이들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박성환(기계공·3·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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