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논란에 대한 단상

박정규(교양학부) 교수l승인2017.03.21l수정2017.03.21 21:03l1423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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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정부가 우리나라에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를 공식적으로 배치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그런데 사실상 우리나라에 사드를 배치하겠다는 계획은, 일반 국민들이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 그렇지, 2014년 9월 미국 외교협회 주최 간담회에서 로버트 워크 국방장관이 “사드 배치와 관련하여 한국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던 때를 기준으로 하면, 이미 31개월 전에 시작된 셈이다.
사드 배치를 놓고 찬?반 논쟁이 벌어지는 이유는 대략 다음과 같다. 우선 사드 배치를 찬성하는 쪽의 의견은, 북한이 계속해서 핵 실험을 강행하고 있는데다 장거리 미사일까지 개발을 서두르고 있으니 전쟁 억지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나라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 당연할 뿐 아니라 필요하다면 더 많은 사드의 배치가 불가피하다는 논리에 기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반대하는 쪽은 남한에 사드를 배치하게 되면 인접 국가인 중국의 반대 및 보복을 극복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드 배치를 빌미로 북한 또한 중국을 등에 업고 전쟁 설비를 더 강화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우리나라가 더 위험해질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듯하다.
일단은 최근의 국내외 정세를 보노라면 반대 측의 논리가 더 우세해 보인다. 최근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경고를 넘어 현실로 나타나면서 우리 기업의 중국내 활동 폭이 대폭적으로 줄어들고 있는데다가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중국 관광객들의 유입 또한 급감하여 경제 사정이 더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술 더 떠 중국의 보복이 경제 부문에만 국한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데서 불안감이 가중되기도 한다. 게다가 3월 14일자 기사에 나타난 송영길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사드 문제와 관련해 국방부와 외교부 등에 관련 합의 문서가 존재하는지 확인했는데, 결론적으로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해, 반대 측의 의견에 힘이 더 실릴 것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국가 안보와 관련된 문제를 논리의 문제로만 따져서는 곤란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우리나라에 사드를 배치하겠다는 근본적인 이유가,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데서 비롯된 것이 확실한데다, 최근 들어서는 핵 실험을 넘어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고각도 장거리 노동 미사일 발사 실험을 강행하다 보니, 우리나라 역시 그 위협에서 자체적으로 벗어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와 같다면, 현재로서 최선의 방법은,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에게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라고 꾸준하게 대화를 시도하는 편이 가장 무난해 보인다. 쉽지는 않겠지만, 고려 시대 거란과 담판을 벌여 위기를 극복했던 서희의 외교력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한다.


박정규(교양학부) 교수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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