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돈·돈 기획 中. 성적장학금
돈·돈·돈 기획 中. 성적장학금
  • 취재팀
  • 승인 2017.03.28 11:50
  • 호수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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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어둠이 드리운 장학금

최근 대학가의 추세는 선택적 복지보다 보편적 복지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대학은 성적장학금의 비중을 줄이고 복지장학금을 확대하고 있다. 실례로 고려대학교는 지난해 1학기부터 성적장학금을 전면 폐지하고, 소득분위를 고려해서 지급하는 프로그램 기반 장학금을 확대했다. 이화여자대학교 또한 우수2 장학금을 폐지하는 등 성적장학금의 지급 대상 범위를 축소하고, 복지장학금을 늘려 가계곤란 학생의 학업을 지원하는 추세이다.  <필자 주>

 

대학생이 수혜받을 수 있는 장학금에는 크게 교내장학금과 교외장학금이 있다. 교외장학금은 한국장학재단의 국가장학금을 포함해 외부 단체를 통해 지원되는 장학금이다. 우리 대학의 교내장학금은 크게 성적장학금과 복지장학금으로 나눌 수 있다. 학업을 장려하기 위해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지급하는 것이 성적장학금이라면, 복지장학금은 저소득층 학생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2016년 대학알리미에 의하면, 2015년 기준 우리 대학 교외장학금은 총 40,034,335,000원, 교내장학금은 총 31,500,332,000원으로 재학생 1인당 장학금 수혜액은 3,052,500원이다. 
 

우리 대학 교내장학금 중 성적장학금은 소속대학에서 지급규정에 따라 소속대학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장학금이다. 그런데 성적장학금의 선정기준의 비율이 조정되며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성적장학금 선정기준 비율 조정 논란
지난 1월 학교 측은 성적장학금 비율을 조정했다. 이에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학교 측의 일방적인 행정처리라는 불만이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재학생 A 씨는 “일방적인 통보 형식의 정책은 문제가 있다. 앞으로 이와 비슷한 일이 있다면 사전에 학생들과 내용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거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성적장학금은 성적우수장학금(평점평균 3.5이상)과 단우장학금(평점평균 3.0이상)이다. 모두 2016학년도 2학기까지는 각각 4%, 13%이었던 수혜비율이 2017학년도 1학기부터 각각 3%, 12%로 수혜비율이 1%p씩 감소했다.
 

죽전캠퍼스 구예지(국어국문·4) 총학생회장도 “총학생회와 학교 측이 어떠한 사전 협의도 오가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지난 1월 죽전캠퍼스 총학생회에서는 장학금 수혜비율 변경에 따른 신구대조표와 변경 이유를 우리 대학 홈페이지에 재공지할 것과 향후 정책 결정 시 학생 측에 사전공지를 하여 의견 반영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둘 것을 요구했고, 학교 측에서 수용했다. 죽전캠퍼스 장학팀은 “학교의 모든 업무를 학생들과 다 소통할 수는 없지만 총학생회가 요청한 대로 향후 장학 및 학사제도의 변경 시 학생들의 논의를 거치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학생들이 우려하는 것과는 달리 성적장학금 수혜율을 낮춰 교내 장학금액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성적장학금의 수혜율을 줄이는 대신 이를 재원으로 하여 저소득층 장학금을 늘리는 수요기반(Need-Based) 장학제도로 장학 지원의 기본 방향을 점진적으로 전환하고자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대비 2017학년도 복지장학금은 443,336,000원이 늘었으며, 성적장학금은 341,336,000원이 줄어 장학금은 총 102,000,000원이 늘어났다.

 

장학 정책 변화에 대한 공지 필요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 3조 2항에 따르면 학교는 해당 학년도에 전체 학생이 납부해야 할 등록금 총액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등록금을 학생에게 면제하거나 감액해야 하고, 경제적 사정이 곤란한 학생에게 감면하는 액수가 총 감면액의 30% 이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장학재단에서 지원하는 국가장학금 지원을 받기 위해선 위의 조건을 필수로 준수해야 한다. 따라서 조건을 준수하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비율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장학팀의 설명이 뒤따랐다.  
 

공지가 미흡했던 점에 대해 장학팀은 앞으로 성적장학금 정책 결정 시 학생들과 총학생회의 의견을 수렴하고 사전공지와 장학 포털을 통해 정확하게 알리겠다며, 2학기 장학 정책은 현행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외부장학금 같은 경우도 더 많은 학생이 수혜 받을 수 있도록 포털 장학공지에 주기적으로 올릴 예정이니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민섭(경제·2) 씨는 “장학금 변동의 의도나 의미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근 고려대에서 실시한 성적장학금 폐지와 점진적이지만 맥락이 비슷하다고 보여 나 역시도 괜찮은 변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장학금이라는 예민한 문제를 학생들에게 공지를 안 했다는 것은 큰 잘못이라 생각한다. 공지하지 않음으로써 장학금 비율 변동의 신뢰성을 잃고 의구심을 들도록 하는 원인제공을 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전공평가 점수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
B 씨는 성적장학금을 받아야 하는 성적임에도 불구하고 장학금을 받지 못해 과사무실에 문의한 적이 있다. 과사무실에서는 전공평가 점수가 낮기 때문에 받지 못한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또한 학과 행사에 참여하지 않은 자신의 잘못이라는 식의 답변을 들었다. 하지만 B씨는 전공평가 점수의 구체적인 항목을 확인하기도 어려웠고, 이를 잘 알려주려고 하지도 않는 상황 속에서 과연 전공평가 점수가 평가항목으로서 신뢰할 만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위의 사례처럼 학과별 성적장학금의 기준에 의문을 품는 학생들이 있다. 학과별 성적장학금 선발기준은 학기성적 70%, 공인영어성적 10%가 필수이며 나머지 20%는 학기성적과 공인영어성적의 상향조정이나 전공평가 점수의 배정으로 이뤄진다. 2017학년도 2학기에 적용될 선발 기준비율의 경우 전공평가 점수 비율을 반영한 학과는 죽전캠퍼스 21개 학과·천안캠퍼스 16개 학과이다. 그중 전공평가 점수 비율이 20%인 학과는 총 15개 학과로 나타났다.

 

죽전캠퍼스 2017학년도 2학기 전공평가 점수 반영 학과의 성적장학금 선정 기준

소속

학기

성적

공인

영어

전공

평가

합계

문과대학 사학과

70

20

10

100

문과대학 철학과

70

20

10

100

문과대학 영미인문학과

70

20

10

100

건축대학 건축학과(5년)

70

10

20

100

공과대학 전자전기공학부 전자전기공학전공

70

10

20

100

공과대학 고분자공학과

85

10

5

100

공과대학 파이버시스템공학과

70

20

10

100

공과대학 소프트웨어학과

70

10

20

100

공과대학 응용컴퓨터공학과

70

10

20

100

공과대학 토목환경공학과

70

10

20

100

공과대학 기계공학과

70

10

20

100

사범대학 한문교육과

70

10

20

100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70

10

20

100

예술디자인대학 도예과

70

10

20

100

예술디자인대학 커뮤니케이션디자인과

80

10

10

100

예술디자인대학 공연영화학부 연극전공

80

10

10

100

예술디자인대학 공연영화학부 영화전공

80

10

10

100

예술디자인대학 공연영화학부 뮤지컬전공

80

10

10

100

예술디자인대학 패션산업디자인학과

70

10

20

100

예술디자인대학 무용과

70

10

20

100

음악대학 성악과

80

10

10

100

천안캠퍼스 2017학년도 2학기 전공평가 점수 반영 학과의 성적장학금 선정 기준

소속

학기

성적

공인

영어

전공

평가

합계

인문과학대학 한국어문학과

70

10

20

100

인문과학대학 역사학과

70

10

20

100

공공인재대학 공공관리학과

70

20

10

100

공공인재대학 공공관리학과(야)

70

20

10

100

공공인재대학 사회복지학과

75

20

5

100

공공인재대학 환경자원경제학과

85

10

5

100

공공인재대학 경영학과(야)

[산업경영학과(야)]

75

15

10

100

행정복지대학 법무행정학과

80

10

10

100

융합기술대학 식품공학과

70

20

10

100

융합기술대학 산업공학과

80

10

10

100

융합기술대학 제약공학과

70

10

20

100

융합기술대학 디스플레이공학과

70

10

20

100

예술대학 시각디자인과

80

10

10

100

스포츠과학대학 운동처방재활학과

80

10

10

100

스포츠과학대학 스포츠경영학과

75

10

15

100

스포츠과학대학 국제스포츠학과

70

20

10

100

전공평가 점수 비율을 반영하는 학과 대부분은 학과 행사 참여나 학과 기여도 정도를 기준으로 하였으며 C 학과는 전공실기 참여도를, D 학과는 수강하는 전공 수업 성실도와 수강 전공 과목 수를 전공평가 항목에 포함했다. 전공평가 점수 비율이 10%인 학과에 재학 중인 E 씨는 “성적장학금은 말 그대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주는 것인데 전공평가 점수가 낮아 성적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학우들이 많았다. 장학금을 받기 위해 원치 않는 학과 행사에 강제로 참여하게 된다면 성적장학금과 학과 행사 모두 의미를 잃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학팀은 “학과별 구체적인 성적장학금 선발기준은 장학팀 측 소관이 아니기 때문에 전공평가 점수 산정기준에 대한 내용은 해당 학과에 문의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장학팀은 또한 전공평가 점수에 대해 사전 홍보가 미흡하다는 의견을 반영해 2017학년도 2학기 장학생 선발기준을 3월 중 우리 대학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이다. 장학팀 관계자는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장학생 선발을 위해 정확한 기준 수립과 학생들이 사전에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성적장학금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죽전캠퍼스 구예지(국어국문·4) 총학생회장은 “장학금 제도가 조금 더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학생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하여 운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학금의 경우 학생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사안인 만큼 학교와 학생 간 긴밀한 소통과 학생들의 의견 반영이 필요하다. 장학금 비율 조정에 있어서 선별적 복지보다는 보편적 복지를 추구한다는 긍정적 의도가 있다 할지라도 이를 학생들에게 미리 공지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성적장학금의 경우 그 기준이 천차만별이고 성적 외의 평가요소(공인영어 성적, 전공평가)에 의해 장학 혜택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에 학생들이 납득할 수 있는 보다 명확하고 본래 취지에 맞는 장학금 기준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취재팀
취재팀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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